[여기는 도쿄] 도쿄돔에 울린 대한민국, 든든했던 '10번타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1.17 06: 52

경기는 졌다. 그러나 '소수 정예'로 싸운 관중의 함성과 열기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6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7-8로 패배했다. 이날 도쿄돔에는 약 3만 2000명의 관중이 찾았다. '일본의 심장'에 위치한 만큼, 이 중 3만명이 넘는 관객은 일본을 응원했다. 그러나 3루 한 쪽에서는 익숙한 한국말과 함께 한국 선수를 목청껏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한국 응원단이었다.
이들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비롯해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 유니폼을 입고, 응원단장의 지휘 속 한 목소리로 한국 대표팀 선수를 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벤트에 당첨돼 이번 대회 관람을 오게됐다는 봉하영(28) 씨와 친구들은 "사실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라며 "또 경기 내용도 중간에 역전도 하고 짜릿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한국 선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현재 교환 학생으로 일본에 온 정혜린(22) 씨는 "두산팬"이라고 소개하며 "국가 대항전은 처음 보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김보미(19) 씨 역시 "국가 대항전은 처음보는데, 정말 재미있다"라며 "한국선수들을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귀중한 경험을 한 것 같다"라며 "떨지말고 한국에서 보여줬던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동렬 감독의 팬이라고 밝힌 박만진(41) 씨는 "어린 선수들이 정말 잘 뛰어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경기 내용도 재미있고, 앞에서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일반인 뿐 아니라 선배들의 깜짝 응원도 있었다. 이날 도쿄돔에는 차우찬(LG)과 박석민(NC)이 깜짝 방문해 태극마크를 단 후배들을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차우찬은 "말 안해도 다들 열심히 할 것이다. 본인의 위치에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고, 박석민은 "말보다는 목청껏 응원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7-8 패배를 당했다. 3회말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4회초 김하성의 홈런을 비롯해 4점을 몰아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6회 투런포와 9회 추가실점이 나오면서 연장으로 승부가 흘렀고, 승부치기 끝 아쉽게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비록 경기는 내주며 웃지 못했지만,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자 빛난 장면이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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