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WS보다 뜨거운 접전…한일 미래전쟁 예고편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1.16 23: 42

월드시리즈 7차전을 방불케하는 한일 미래전쟁의 예고편이었다. 
한국은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접전끝에 7-8로 역전패를 당했다. 불펜이 무너지며 9회 4-3 리드, 연장 10회 7-4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17일 대만을 반드시 이기고 18일 대만과 일본전의 결과에 따라 결승전 진출이 결정된다.
졌지만 뜨거운 접전을 벌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아쉬운 첫 실점이었다. 한국은 3회말 2사 1루에서 내야수들의 집단 실수로 허무하게 선제점을 허용했다. 바운드가 큰 타구를 1루수 하석주의 판단 착오로 1루를 비웠다. 2루수 박민우가 잡았지만 1루에 아무도 없자 무리하게 3루에 송구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3루수 정현이 막지 못한 악송구가 되며 점수를 내주었다. 
순간 일본의 덕아웃과 관중석에서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선제점의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벤치는 달랐다. 침울함보다는 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 물꼬를 튼 것은 4번타자 김하성이었다. 일본의 에이스 야부타에게 3회까지 노히트를 당했지만 155km짜리 직구를 후려쳐 좌월 동점포를 날렸다. 
여기서 끝나면 한국이 아니다.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최원준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려 다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3회말 수비 실수를 했던 세 명의 야수들이 방망이로 제몫을 했다. 우선 3루수 정현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날려 무사 1,3루로 키웠다.  
하주석은 큼지막한 좌익수 플라이를 날려 역전에 성공했다. 안익훈이 볼넷을 골랐고 2사후 박민우가 세 번째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로 이어주었다. 이정후의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4-1로 달아났다. 선구안과 집중력으로 빚어낸 역전 4득점이었다. 3회의 실수를 완벽하게 만회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일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까지 한국 선발 장현식에게 1득점에 그쳤지만 6회 구창모가 올라오자 4번타자 야마카와 호타카가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한 점차까지 추격했다. 이어 불펜투수들을 총동원해 한국의 득점을 막았다. 
한국은 박진형 장필준이 완벽한 계투로 8회까지 막았다. 그러나 악몽의 9회였다. 소방수 김윤동이 9회 등판해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뒤 갑자기 흔들렸다. 볼넷-볼넷-우전안타를 내주고 만루위기에 몰렸다. 구원 함덕주가 등판했으나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었다. 그래도 후속 두 타자를 막아 끝내기패를 막고 승부치기로 몰고 갔다.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무사 1,2루에서 최원준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자 류지혁이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날려 한 점을 빚어냈다. 이어 하주석이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승기를 잡는듯 했다.
그러나 일본의 마지막은 더 뜨거웠다. 10회말 1사1,2루에서 우에바야시 세이지가 중월 동점 스리런포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함덕주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이민호를 마운드에 올렸고 2사1루에서 다무라에게 끝내기 좌중간 2루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불펜의 약세를 절감하며 첫 패를 당했다. 
그래도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었다. 한국은 대회전부터 와일드카드 3명을 기용한 일본에 비해 전력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선발 장현식이 5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타자들도 4회 일본의 에이스 야부카 가즈키를 공략해 4점을 뽑아냈다. 비록 졌지만 팽팽한 접전을 했고 미래의 한일전쟁도 뜨거움을 예고하는 한판이었다. /sunny@osen.co.kr 
[사진] 도쿄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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