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포수 약점' 비웃은 한승택, 日 WC 가이에 안 밀렸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6 23: 44

약점으로 지적받던 포수. 거기에 맞상대 일본은 와일드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여러 모로 열세가 점쳐졌지만 한승택(23·KIA)은 이를 비웃으며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을 7-8로 패했다.
대회를 앞둔 대표팀 안팎에서는 '안방 우려'가 뒤따랐다. 이번 대회는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 선수들만 참가 자격이 있었다. 어느 포지션이든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포수는 경험치가 중요한 위치로 꼽힌다.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차 선수 중 두각 드러낸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를 쓴다면, 포수가 0순위로 꼽혔다. 여전히 리그를 압도하는 강민호(롯데), 양의지(두산) 등 베테랑 포수가 가세한다면 마운드의 안정은 물론 타선의 강화까지 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동렬 감독은 "일본도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는데 굳이 쓸 필요 없다"라며 "젊은 선수들로 2018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이후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 감독의 예상과 달리 일본은 와일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명단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일본 안팎에서 와일드카드 사용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기에 의아한 선택이었다. 일본은 와일드카드 세 장 중 하나를 포수 슬롯에 썼다. 입단 7년차 가이 다쿠야(소프트뱅크)가 그 주인공. 일본 언론에서는 그의 도루 저지 능력을 두고 '바주카포'라고 부를 정도다.
무게감만 따진다면 한국 안방보다 이미 잔뼈가 굵은 가이 쪽이 앞서보였다. 그러나 한승택도 큰 경기 경험이 적은 투수가 결코 아니었다.
한승택은 지난해 27경기서 타율 1할7푼9리(28타수 5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서 안정적인 투수리드로 '나이에 비해 배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민식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96경기 출장, 타율 2할2푼9리(83타수 19안타)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가치는 빛났다.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서 양현종의 완봉승에 기여한 이가 바로 한승택이었다.
2년간 쌓은 가을 경험은 APBC 대회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한승택은 선발 장현식의 5이닝 1실점 호투에 기여했다. 구위가 좋았던 장현식의 컨디션을 파악한 뒤 결정적인 순간 속구 구사율을 확 늘렸다.
압권은 2회. 일본은 안타와 땅볼로 1사 1루 기회를 잡았다. 후속 도노사키 타석. 1루주자 우에바야시 세이지는 초구부터 과감히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를 간파한 한승택은 바깥쪽 높은 속구로 공을 뺐고, 우에바야시를 잡아냈다. 일본의 발야구를 원천봉쇄한 장면이었다.
김민식에 이어 한승택까지 큰 경기서 자신의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는 KIA가 뿌듯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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