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달아날 기회 걷어찬 한국, 그래서 뼈아픈 역전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6 23: 43

달아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스스로 걷어찼다. 패배를 막지 못한 이유였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일본과 대회 첫 경기를 7-8로 패했다.
경기 막판까지 한국의 득점은 4회 단 한 이닝에 집중됐다. 아홉 타자가 모두 한 차례씩 들어서며 4안타(1홈런) 2볼넷으로 4득점했다. 실책으로 흔들리며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준 시점이었기에 이때 빅 이닝은 더욱 값졌다.

한국과 일본은 2회까지 치열한 힘겨루기 중이었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티던 장현식은 3회 2사 후 겐다 소스케에게 볼넷을 헌납했다. 2사 1루, 장현식은 곤도 겐스케에게 내야 땅볼을 이끌어냈다. 2루 방향으로 향한 타구였으나 1루수 하주석이 뛰쳐나왔다. 투수 장현식이 베이스커버에 실패하며 내야안타.
이 과정에서 추가 진루가 나왔다. 1루주자 겐다가 3루까지 내달리자 2루수 박민우가 급히 3루로 뿌렸다. 그러나 3루수 정현이 이 타구를 흘러보냈다. 1루에 있던 겐다는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향했다. 일본의 선취점.
한국과 일본 가릴 것 없이 경험이 적은 대표팀. 분위기에 휩싸이기 쉬운 영건들이었기에 이 장면이 불러올 나비효과가 염려스러웠다. 거기에 대표팀은 일본 선발 야부타 가즈키에게 3회까지 노히트로 끌려다녔다. 물론 매 이닝 볼넷을 얻어내며 주자가 살아나가긴 했지만 150km대 중반 속구에 타이밍이 다소 늦는 느낌이었다. 그런 가운데 분위기까지 허용했으니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도 있었다.
기우였다. 대표팀은 다음 이닝에서 곧장 대량 득점으로 분위기를 챙겼다. 선두 김하성의 대포가 그 신호탄이었다. 김하성은 어수선한 분위기서 맞은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야부타 가즈키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155km 속구였으나 김하성의 먹잇감이었다. 김하성은 홈런 직후 "속구를 노렸다. 이 홈런이 승리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순식간에 균형을 맞춘 대표팀은 최원준의 안타와 정현의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주석의 희생플라이로 역전. 이어 볼넷 두 개로 2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이정후의 타구가 좌중간 애매한 위치로 떨어졌고 주자 두 명이 득점했다. 스코어 4-1. 대량 득점에 성공한 대표팀이었다.
한국은 6회 구창모의 투런포 헌납으로 한 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갔다. 이어 9회에는 '클로저' 김윤동이 흔들리며 동점 허용. 분위기가 식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장 10회 승부치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영건들의 강심장이 빛났다. 무사 1·2루서 최원준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상황. 주자 진루조차 없었다. 하지만 류지혁이 1타점 2루타를 때려냈고 거듭된 1사 2·3루 기회에서 하주석이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스코어 7-4.
그러나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득점타가 터지지 않았다. 결국 연장 10회 함덕주가 동점 3점포를 맞았고 구원에 나서 이민호가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불펜투수 4명이 흔들리며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패배로 돌아왔다. /ing@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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