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3볼넷 2안타' 박민우, 그가 차린 밥상만 빛났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6 23: 44

박민우(24·NC)가 차린 밥상이 잔반으로 남았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일본과 대회 첫 경기를 7-8로 패했다. 4-4로 맞선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3득점으로 일본의 예봉을 꺾었다. 그러나 10회 수비에서 4실점, 끝내기 패.
그 중에서도 박민우는 빛났다.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한 박민우는 3타수 2안타 3볼넷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박민우는 올 시즌 10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푼3리, 3홈런, 47타점, 84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4푼1리. 순수 출루율(IsoD)은 0.078이었다. 이 자체만 놓고 보면 리그 정상급으로 꼽기는 부족할 수 있지만, 대표팀 구성에서는 눈 야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매번 테이블세터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타가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결국 주자를 모아야 한다는 것. 중심 타선 앞에 기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테이블세터, 그 중에서도 리드오프가 관건이었다. 박민우와 이정후 카드를 만지작했던 선 감독은 결국 박민우에게 믿음을 보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박민우는 4회까지 세 타석에서 모두 볼넷을 골라나갔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상황, 박민우는 일본 선발 야부타 가즈키의 첫 2구를 침착하게 지켜봤다. 3구 스트라이크를 흘러보냈으나 4구와 5구가 다시 볼이었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첫 타석. 기분 좋은 볼넷이었다.
1사 후 구자욱 타석. 구자욱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워닝트랙 부근이었으나 우익수가 잡기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다. 우익수 우에바야시 세이지가 타구를 잡은 직후, 박민우는 2루로 내달렸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 다소 느슨한 중계를 준비하던 우에바야시가 황급히 2루로 뿌렸으나 박민우가 먼저 도착했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분위기를 바꾼 대목이었다.
박민우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볼넷을 골랐다. 이번에도 이정후와 구자욱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박민우의 눈만큼은 돋보였다.
한국은 3회 아쉬운 플레이로 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송구를 시도했던 박민우의 지분도 다소 포함된 상황. 박민우는 4회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대표팀이 김하성의 동점포와 하주석의 희생플라이로 경기를 뒤집은 2사 1·2루, 박민우는 두 번째 투수 곤도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만루 기회. 진이 빠진 곤도는 이정후에게 불운의 안타를 내주며 추가 2실점했다. 스코어 4-1 한국의 리드였다.
박민우는 4-1로 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뽑아나갔다. 100% 출루였다. 이번에도 후속타는 없었지만 박민우의 한껏 오른 컨디션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박민우는 팀이 4-3으로 쫓기던 8회 2사 1·2루 기회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자주 살아나간 박민우가 홈을 못 밟은 게 아쉬웠다. /ing@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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