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공수 분전' 김하성, 국제용 유격수 증명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6 23: 42

일본 중계진은 김하성(22·넥센)이 움직일 때마다 침묵했다. 공·수 모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하성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7-8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당초 일본의 객관적 전력이 다소 위고, 원정의 불리함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4-3으로 앞선 9회 동점을 허용해 심리적으로도 쫓길 만한 환경이었다.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흔들림 없이 경기를 치르는 듯 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래도 김하성은 빛났다. 경기의 흐름을 일거에 뒤집었다. 이날 선발 4번 유격수로 출전한 김하성은 0-1로 뒤진 4회 일본 선발 야부타의 빠른 공이 가운데 몰리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렸다.

3회 수비 실책으로 먼저 1실점을 한 상황이라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는데 김하성의 일발 장타에 한국은 흐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김하성의 홈런포로 긴장과 몸이 모두 풀린 한국은 4회 3점을 더 추가해 4-1로 앞서 나가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야부타의 공은 155㎞에 이를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김하성은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려 홈런을 뽑아냈다. 5회에도 안타를 쳐내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완벽했다. 안정된 수비를 펼치며 일본의 맹공을 막아냈고 몇 차례 어려운 타구도 잘 잡아내는 등 공·수 모두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기대대로였다. 대표팀은 우타자가 다소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에 선 감독은 김하성의 비중을 크게 잡았다. 연습경기 때부터 꾸준히 4번 타자로 나섰다. 여기에 내야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 막중한 부담감을 잘 이겨내며 선봉장으로 나섰다.
김하성은 이제 만 22세의 선수. KBO 리그에서는 최고의 유격수 중 하나로 평가받지만 아직 국제무대에서 큰 검증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 일본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팀의 중심타자 몫을 잘 수행하며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쿄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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