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매직'이 마지막 순간에 어긋났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개막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8로 패배했다. 9회 한 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 허용, 연장 10회 3점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투수 운영에 일가견 있는 선 감독의 마운드 운영은 8회까지는 잘 맞아들어갔다. 단기전을 앞두고, 시즌 성적이나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중용했다. 선발 카드부터 맞춤형이었다.
선 감독은 일본 상대로 박세웅, 임기영이 아닌 장현식을 선발로 내세웠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있는 장현식이 퀵모션이 빠른 것을 고려했다. 선동렬 감독은 "빠른 슬라이드스텝이 일본의 기동력을 억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장현식을 낙점했다.
장현식은 처음 밟은 도쿄돔에서 숙적 일본 상대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다. 5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3회 수비 실책으로 인한 선취점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선 감독은 고척돔에서 3차례 평가전을 치르며 구창모와 박진형의 공이 좋다"고 칭찬했다. 6회 두 번째 투수로 구창모를 선택했다. 당초 합숙 초반에는 함덕주를 2번째 투수로 기용할 뜻을 보였으나, 함덕주가 훈련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구위가 떨어졌다. 반면 구창모는 두 차례 평가전에서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으로 호투, 좌타자가 많은 일본전 비밀카드로 꼽혔다.
그러나 믿었던 구창모가 3번 곤도에게 잘 맞은 좌익수 직선 안타를 맞았고, 4번타자 야마카와에게 우중간 투런 홈런을 맞았다. 4-3으로 추격당했다. 구창모가 1아웃을 잡고 기분 전환을 하자, 재빨리 필승조 박진형을 올렸다.
박진형은 7회까지 5타자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8회 장필준이 먼저 올라왔다. 선 감독은 "장필준과 김윤동 두 명을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이다"며 더블 스토퍼 체제를 말했다. 장필준은 8회 일본의 중심타선 상대로 1피안타 3K로 끝냈다.
9회에는 김윤동이 마무리로 등판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볼넷을 허용하자, 선동렬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올라가 다독였다. 그러나 김윤동은 볼넷과 안타로 1사 만루에 몰렸다. 결국 투수 교체, 함덕주가 올라왔으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함덕주는 동점 허용 후 유격수 땅볼, 내야 뜬공으로 역전은 허용하지 못했다.
7-4로 달아난 연장 10회, 함덕주는 3점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승부치기로 주자 2명을 두고 4번타자 야마카와는 외야 뜬공으로 잡았다. 그러나 우에바야시에게 동점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함덕주를 조금 더 끌고 갔으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이민호가 올라왔지만 2사 후 안타와 도루, 적시타를 맞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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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