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1등으로’ 정수성 매직, 시즌 2 준비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6 12: 56

SK의 2016년 주루사 총 개수는 71개였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불명예였다. 그런 SK의 2017년 주루사는 절반 이하인 33개로 줄었다. 리그에서 가장 주루사가 적은 팀이었다. 꼴찌에서 1등으로 올라갔다. 대반전이었다.
중심에는 정수성 코치의 능력이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K의 주루·작전 코치로 부임한 정 코치는 지난해 이맘때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를 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베이스러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정 코치는 “베이스를 도는 너희들과 3루에 서 있는 나의 생각이 같아야 한다”면서 기본에 초점을 맞춘 지도를 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지도를 한 가운데 수치는 개선됐다. SK는 주루사가 대폭 감소했고, 확실히 어이없이 횡사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특히 1루나 2루에서 홈으로 들어가다 아웃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리그 최고의 주루 코치로 평가받는 정 코치의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하지만 정 코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코치 하나의 능력으로 좋은 성과가 날 수는 없다. 내 덕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겸손해했다. 모두의 성과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정 코치는 “작년에는 납득할 수 없는 주루사가 너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그것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면서도 “좀 더 공격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주루사가 적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실제 정 코치의 말대로 SK의 뛰는 야구는 주루사가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다. ‘홈런 라인업’을 구축한 SK는 그 대가로 기동력은 다소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시도도 리그에서 가장 적은 95회였고, 성공률도 꼴찌에 해당하는 55.8%였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주루 쪽에서는 특별히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1점 싸움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주루나 수비와 같은 세밀한 부분이다.
정 코치는 “1루에서 3루로 가는 건 확실히 좋아졌다. 바운드볼이나 패스트볼이 났을 때 과감하게 2루로 가는 것도 초반에는 좋았는데 후반기에 팀 성적이 안 좋아지면서 소극적으로 변한 것이 있다. 과감하게 해야 했다”라면서 “언젠가는 빠른 야구를 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 그때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을 시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내 할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라인업으로는 뛰는 야구가 쉽지 않다. 거포형 선수들이 많다. 다만 젊은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걸고 있다. 정 코치는 “노수광 정진기 박승욱 박성한 최민재 이재록 등 이런 선수들이 앞으로 주루에서 더 성장해야 한다. 중심타자들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캠프에서는 이런 어린 선수들을 다시 지도 중이다.
정 코치는 “주루사 부문이 꼴찌여도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주루 플레이가 있으면 된다. 우리 라인업상 공격적으로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문이 나아진다면 상대의 인식을 바뀌게 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시즌1이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시즌2부터는 SK의 주루가 승리기여도를 플러스로 만드는 또 다른 요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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