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퀵후크’ 한일전 벤치싸움 체크포인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16 13: 00

한일전, 그리고 단기전이다. 친선대회 성격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승리에 대한 의지는 똑같다. 그 의지는 양 국 벤치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둔 두뇌싸움으로 발현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개막전을 치른다. 양 팀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기자회견 및 공식 훈련을 소화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한국 선동렬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나바 감독은 “한국에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말하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운명의 한일전, 한국은 장현식을, 일본은 야부타 가즈키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양 팀의 수장들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를 한일전에 내세운 셈이다.

그러나 단기전이고 많아야 3경기를 치러야 하는 대회 일정상 선발 투수는 그저 ‘첫 번째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승부처 상황에서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 그리고 불펜의 조기 가동은 분위기 전환의 즉효약이다. 선발 투수의 퀵후크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전망. 마운드 운용을 둘러싼 선동렬 감독과 이나바 감독의 벤치싸움의 승부의 키포인트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선동렬 감독은 불펜의 조기 가동을 예고했다, 선 감독은 “장현식이 플레이오프 때 자기 공을 던진 점을 높은 점수를 줬다. 초반만 잘 한다면 5~6이닝 할 것 같다”고 믿음을 드러내면서도 “우리의 투수는 12명이다. 만약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투수들을 최대한 짧은 이닝, 1~2타자를 상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 1회부터 불펜 투수들이 몸을 풀 수 있다”는 말로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며 불펜 총력전을 펼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장현식은 지난 10일 연습경기에서 4이닝(82구)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대표팀은 선발 투수진보다 불펜진의 컨디션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박진형, 김윤동, 장필준의 우완 자원, 심재민, 구창모, 함덕주 등 좌완 자원들까지 골고루 배치되어 있고, 넥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호투를 펼쳤다. 선동렬 감독은 이들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또한 선 감독은 대표팀 투수코치 시절부터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는데 일가견이 있는 편이었다.
이나바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뒤를 볼 필요가 없는 경기이기에 선 감독과 같은 전략이다. 이나바 감독은 대회 2주 전 야부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전 선발 투수임을 알렸다. 야부타에 대한 신뢰를 일찌감치 전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조금 더 냉정해지기로 했다.
이나바 감독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는 최대 3경기 이므로 투수 교체는 늦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첫 경기(한국전)에서 흐름을 차단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장면이 나온다. 승리 연결고리를 단단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빠른 시기 교체 타이밍을 잡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양 팀 벤치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질 도쿄돔 마운드다. 과연 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팀은 어느 팀일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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