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성적 나쁘면 비난해도 좋다" 오치아이 코치의 강한 책임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1.16 05: 50

"새로운 팀에 온 느낌이다. 현재 멤버를 보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가 5년 만에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부터 3년간 삼성 1군 투수 코치를 맡았던 오치아이 코치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한수 감독과 김태한 수석 코치의 코치직 제안을 수락하고 내년부터 삼성 마운드 재건에 나선다. 15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오치아이 코치의 재치 넘치는 말투와 선수들을 향한 애정은 변함없었다. 다음은 오치아이 코치와의 일문일답. 
-5년 만에 다시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소감은.  

▲새로운 팀에 온 느낌이다. 2010년부터 3년간 삼성 1군 투수 코치로 활동했는데 당시에는 멤버가 워낙 탄탄해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반면 현재 멤버를 보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삼성 마운드가 약해진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3년간 코치직을 맡으면서 팀 성적이 좋을 때 좀 더 젊은 투수들을 키우지 못한 아쉬움이 든다. 예를 들어 당시 신인급이었던 정인욱과 심창민을 제대로 가르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키웠어야 하는데 아쉽고 후회가 된다. 
-선수들에게 '누구든 열심히 하지 않으면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엇다고 들었다. 
▲프로 야구 선수라면 야구를 하면서 돈을 버는 게 직업이다. (야구를) 조금 한다고 느슨해진 모습을 보인다면 귀가 아프도록 잔소리를 할 생각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투수에게 가장 기본적인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던질 수 있도록 강조하고자 한다. 150km 던지는 게 능사가 아니다. 자기가 원하는 코스에 정확히 던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그게 바로 프로 야구 선수가 가져야 할 기본이다. 제구력에 대해 계속 강조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의 경우 접근 방식이 다를 것 같다.  
▲젊은 선수들에게 강한 어조로만 이야기하면 도망가는 성향이 있다. 혼낼 때는 혼내고 달랠 때는 달래야 한다.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과거에는 동기 부여를 위한 내기도 자주 했었는데. 
▲오늘도 투수조 미팅을 하면서 내일(16일) KIA와의 연습 경기 때 3가지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벌칙주기로 했다.  
-삼성 투수조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재목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투구하는 걸 많이 보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봤을때 장필준과 김승현이 참 좋은 공을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해서든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정인욱과 심창민이다. 둘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 (웃음) 
-정인욱의 느린 성장세가 아쉽다는 지적도 많다.  
▲안 되면 그만 두게 하는 것도 나의 몫이라고 본다. 내년에는 제대로 압박을 가해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인욱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강하게 이야기할 생각이다. 
-마운드 재건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는. 
▲젊은 투수들의 마음가짐이 좋다. 미팅할 때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자세가 좋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함께 했던 선수들은 나를 알기에 한 마디 던져도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겠지만 새롭게 만나는 선수들은 한 마디 한 마디 건넬 때 더 조심해야 한다. 어차피 정인욱과 심창민에게는 욕을 해도 인사 대신에 하는 말이라는 걸 알겠지만. (웃음) 
-대구구장에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홈그라운드를 옮긴 부분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정현욱 코치가 (구장 규모가 작아 홈런을 자주 허용한다는 등) 불안한 이야기만 계속 한다. 정현욱 코치에게서 들은 이야기로는 좋은 이미지가 없다. (웃음) 정현욱 코치가 나쁜 것 같다. (웃음) 
-세대 교체 과정에서도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오준과 장원삼의 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지 않다. 내가 다시 돌아와서 마음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도록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는 게 나의 몫이라고 본다. 젊은 투수들을 가르치고 이끄는 건 내가 맡을테니 권오준과 장원삼은 예전의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애제자인 정현욱 코치와 1군 투수진을 이끌게 됐는데. 
▲다시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계속 안 좋은 이야기만 한다. (웃음) 정현욱 코치는 예전부터 좋은 지도자가 될 재목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는데 다시 보니 아주 열심히 한다. 정말 흐뭇하다. 삼성 마운드 재건을 위해 서로 힘을 모으겠다. 
-삼성팬들도 오치아이 코치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마운드 재건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 아닐까.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당시 성적이 좋다 보니 기대가 크다고 본다. 당시에는 누가 코치를 맡더라도 좋은 성적낼 수 있었다. 내가 한 건 없다. 앞으로 내 실력이 드러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비난해도 좋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투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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