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함 속 빠름' 선동렬 감독이 본 장현식의 장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1.16 07: 00

선동렬호의 마운드 첫 테이프는 장현식(22·NC)이 끊게 됐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개막전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선발 투수로 선동렬 감독은 장현식을 예고했다.
지난 4일 소집한 대표팀은 5일부터 13일까지 한국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그동안 선동렬 감독은 첫 경기인 일본의 개막전 선발 투수에 대해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출국하는 날인 14일에도 선동렬은 "내일 알게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15일 대회에 참가한 한국, 일본, 대만 3개국 감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선동렬 감독은 선발 투수로 장현식을 예고했다. 선동렬 감독으로서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대표팀에 현재 있는 선발 자원으로는 장현식을 비롯해 임기영(KIA), 박세웅(롯데), 김대현(LG)가 있었다. 이 중 3차례의 연습 경기를 통해 장현식과 임기영이 마지막까지 일본전 선발 투수 후보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호투를 펼치며 '배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장현식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임기영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5⅔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선동렬 감독은 "장현식은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큰 경기에서 자기의 공을 던졌다. 또 임기영은 한국시리즈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고 칭찬했다.
결국 갈린 것은 '스피드'였다. 다만 공의 속도가 아닌 던지는 속도였다. 선동렬을 장현식을 선발로 낙점한 이유에 대해서 "큰 경기에서 자신의 공을 던졌다"는 말과 함께 "슬라이드스텝이 좋아서 일본의 기동력을 묶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현재 일본 대표팀에는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도루 2위가 모두 있다. 일본은 연습 경기에서도 작전 수행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기동력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만큼, 투구 동작이 빠른 장현식이 일본의 기동력 억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본 것이다. 동시에 선동렬 감독은 "임기영이 슬라이드 스텝 시간이 가장 길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현식의 투구폼 역시 한 몫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선동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독특한 투구 방식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놓치게 만드는 선수라던가 타이밍을 놓치게 하는 선수가 있는 것 같다"고 견제했다. 이 중에는 장현식도 포함됐다. 장현식을 올 시즌 중반부터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와인드업을 했다.일본에서는 와인드업을 하는 투수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는 것이 선동렬 감독의 설명이다.
선동렬 감독은 "장현식의 투구폼은 특별히 이상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기를 중시하며 비슷한 투구폼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서는 힘을 앞세운 장현식의 투구폼은 1970대나 유행했던 것이니 만큼, 다소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선동렬 감독은 "투구폼은 자기가 좋고, 잘 맞으면 되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동렬 감독은 일본전에서 총력을 다할 것이는 뜻을 내비쳤다. 선동렬 감독은 "장현식이 초반만 잘 넘기면 5회 정도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고 믿음을 보이면서도 "일단 1회부터 불펜에서 투수들이 몸을 풀도록 할 것이다. 단기전인만큼 많이 기다리며 지켜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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