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 버리고 깨우쳐라” 김원형 코치가 전하는 메시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16 09: 00

롯데 자이언츠 김원형 수석 겸 투수코치는 올해 롯데 마운드 재건의 일등공신이었다.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 김유영 등 영건 자원들의 성장, 마무리 손승락의 부활 등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김원형 코치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아직 여물지 않은 선수들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잔소리를 건네고 있다.
올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김원형 코치는 투수들의 불펜 투구를 끊임없이 살피고, 대화를 하면서 선수들의 장점을 알려주고 문제점을 짚어주고 있다.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편하게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김원형 코치는 “사실 이 기간에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야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는 잔소리라고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전하는 메시지는 한결같다. 마운드 위에서 잡념을 버리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선수들 스스로 문제에 대해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불펜 투구 때는 위력적이지만 실전 마운드에서는 좀처럼 갈피를 못 잡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의 문제로 김원형 코치는 마운드 위에서의 잡념을 꼽았다. 그는 “지금 이 시기 불펜 피칭을 할 때 투구 폼을 생각하고 준비를 많이 해놔야 경기 때 마운드 위에서 편해질 수 있다”면서 “경기 때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연습 때 준비했던 것들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게끔 해야 한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그 말이 잘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 코치는 “경기 중에는 머릿속에 내 투구에 대해 다른 것들을 생각하면 안 된다. 연습 때 생각을 많이 해야지 경기 중에 마운드에 올라가면 다른 잡념들은 버려야 한다”며 “‘맞으면 어떡하지’, ‘지금 투구 폼을 바로 잡아볼까’ 하는 생각들을 하면 이미 늦다. 조금 더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연습 과정에서 얻은 부분들을 스스로 믿어야 하는 것도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선수들이 자신의 공을 믿어야 한다. 자기 자신부터 준비를 해야 수 싸움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상대 타자의 장단점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고 덧붙인 김원형 코치다.
김원형 코치의 끊임없는 주문이 있지만 결국 지금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투수들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스스로 노력을 통해 깨우치는 것이다. 마무리캠프를 통해서만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그는 “마무리캠프에서 솔직히 기량 향상을 하는 것은 힘들다. 한 달이 아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는 선수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깨우침이 빠른 선수가 앞으로 먼저 나아갈 수 있다. 1군은 경쟁이다. 나도 선수 때는 이 경쟁이 힘든 것이라는 것을 잘 몰랐다”면서 “마무리캠프에서 배운 것들을 12월과 내년 1월, 비활동기간에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만드느냐가 진정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깨우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잡념을 버리는 것, 그리고 깨우침. 김원형 코치는 올해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11명의 선수들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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