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과 편견의 극복' 롯데의 구상이 만들어지는 과정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16 05: 51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캠프는 낯섦과 편견을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2018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약 보름정도 진행된 롯데의 마무리캠프는 쉴 틈 없이 돌아간다. 점심시간 1시간, 각 세션이 끝나고 난 뒤 1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오전 9시 반부터 워밍업을 시작해 보충 훈련까지 진행하면 오후 4시 경 훈련이 마무리 된다.
올해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들은 2군 선수들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올해 롯데는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가을야구를 치렀다. 여유는 없었다. 2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힘들었다. 주전급 선수들이 계속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전도유망한 선수들에 대한 기회와 육성을 등한시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롯데의 올시즌 사정은 ‘윈 나우’ 모드였다.

시즌이 끝나고 잠시 주위를 돌아볼 시간이 생겼다. 코칭스태프들 역시 당장 현재 전력보다는 예비 전력, 그리고 미래 전력을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지금 마무리캠프가 적기다.
이번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선수들 대다수가 현재 1군 코칭스태프 체제에서는 거의 지켜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낯설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현재 코칭스태프가 구성된 지 만 2년이 안된 가운데, 26명의 선수단 가운데 9명이 군 복무를 하고 갓 팀에 합류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지켜보는 것은 이번 마무리캠프가 처음이다. 또한 캠프에 참가한 대다수가 1군 붙박이 멤버들이 아니었고 지도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계속 관심을 기울이기 힘든 선수들이었다.
결국 현재 1군 코칭스태프들도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만 주어졌고 선수들의 성향과 자세, 생각 등은 계속 제대로 알아가야 했다. 올바른 지도를 위해서는 당연한 과정이었다.
치열하게 경쟁을 펼쳐야 하는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그라운드를 뒹군다. 그리고 코칭스태프 역시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파악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 과정에서는 이름값, 과거의 낯선 모습과 그동안 가졌던 편견들을 걷어내고 현재의 선수들을 평가하고 숨겨진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그 어느 시기보다 소통하고 대화한다. 때로는 훈련 이후 숙소에서 비디오미팅을 통해서 야구적인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내야진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정훈은 수비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원우 감독과 김민재 수비 코치 모두 정훈의 외야 수비에 대해선 현재까지 호평을 내리고 있다. 내야수였을 때와는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무주공산의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3루수 자리에는 2015시즌 2라운드 신인이자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해결한 전병우라는 신예가 떠올랐다. 1군 기록도 없고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 기록도 전무하다. 블라인드 상태에서 코칭스태프 모두 전병우의 공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  
투수 파트 역시 마찬가지.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던 구승민에 대해선 일단 별 다른 지도 없이 차분하게 파악하고 있다. 구승민의 올해 기록을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장단점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투수들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기보단, 일단 자신의 가진 역량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이를 지켜보고 있다.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를 해야만 더 세밀한 지도가 가능하다는 주의다.
훈련을 통한 육성에 코칭스태프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이 필수적인 과정은 생소한 선수들에 대한 완벽한 파악이 선결되어야 한다. 일단 오는 19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그동안 낯섦과 편견을 극복하고 파악한 선수들에 대한 확인에 나선다. 선발로 나설 선수들은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선수들로 꾸려질 전망이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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