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말하는 2006년 이승엽의 도쿄돔 역전홈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1.16 05: 51

‘바람의 손자’ 이정후(19·넥센)가 11년 만에 도쿄돔에 섰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은 16일 도쿄돔에서 개최국 일본과 첫 경기를 가진다. 한국은 장현식(22·NC), 일본은 야부타 가즈키(25·히로시마)가 선발로 등판한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 나비’는 15일 “주니치에서 활약했던 이종범과 그의 아들 이정후가 속한 한국대표팀을 주목하자. 한국야구의 슈퍼스타는 코치가 됐고, 그의 아들은 슈퍼루키가 됐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전에 부자가 함께 나선다”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2006년 아버지가 주장으로 활약하는 WBC 한국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도쿄돔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매체는 “이정후는 태어나서 3살까지 나고야에서 보냈다. 당시 기억은 거의 없다. 하지만 2006년 한국대표팀의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도쿄돔을 찾았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2006년 3월 5일. 도쿄돔에서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경기서 한국은 숙적 일본과 만났다. 한국이 1-2로 뒤진 8회초 1사 1루. 이승엽은 일본 좌완투수 이시이 히로토시(야쿠르트 스왈로스)의 5구째 147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의 홈런과 구대성, 박찬호의 역투를 앞세운 한국이 3-2 역전승을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경기 후 이승엽은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데 한국 관중 300여명만 소리를 지르고, 나머지 4만 명은 조용하더라. 정말 이상한 침묵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8세 소년이었던 이정후도 경기장에서 소리를 지른 한국인 중 한 명이었다.
이정후는 “이승엽 선배가 홈런을 친 그곳에서 내가 플레이를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너무 신기하다. 이승엽 선배가 날린 역전홈런을 기억한다”고 생각에 잠겼다.
일본 언론은 “한 때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팬들을 매료시켰던 이종범과 그의 아들이 추억의 도쿄돔에 왔다. 한국의 국기를 짊어지고 일본에 도전을 해왔다”며 일본과의 결전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과연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삼촌 이승엽처럼 일본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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