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자” SK 가고시마 캠프 지배하는 키워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4 12: 12

SK의 가고시마 마무리캠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화두는 “생각하는 야구”다. 이 화두를 뒷받침하고자 그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기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현재까지 내부 평가는 아주 좋다.
SK는 지난 10월 말부터 일본 가고시마현 사츠마센다이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유망주들이 인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재원 최승준과 같이 명예회복을 벼르는 선수들, 김광현 등 재활 선수들까지 있어 이 캠프의 중요성이 예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현재 부인의 병간호 때문에 미국에 있지만 염경엽 단장과 김성갑 수석코치의 진두지휘 속에 캠프가 반환점을 돌았다.
마무리캠프는 팀이 어떤 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훈련 프로그램이 달라진다. 같은 팀이라고 해도 매년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어떤 해는 휴식과 몸 관리를 중요시할 때도 있고, 어떤 해는 유망주들의 전략 육성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SK도 예외는 아니라 최근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의 테마가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올해는 ‘생각’이라는 테마가 추가됐다는 점이 사뭇 다르다.

염경엽 단장이 직접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평가하고 있다. 염 단장이 SK에 부임한 이후 첫 마무리캠프라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 한 구단 관계자는 “결국은 생각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말만 그렇게 외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전력분석이다. 이번 가고시마 캠프에서는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상당수 촬영하고 있다.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야간 시간에 이 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현재 과정을 체크한다. 담당 코치들과 선수들 사이에서 토론토 활발하게 이뤄진다. 코치들이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보다는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창의성도 생긴다.
타격폼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는 최승준은 “연습할 때 영상을 많이 찍어주셔서 비디오를 보는데 포인트가 달라진 것이 확실히 보인다. 도움이 많이 된다”고 반겼다. 정진기 또한 “말로는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눈으로 확인이 되니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인정했다. 투수들도 미세하게 흐트러진 폼을 교정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신 절대적인 훈련량 자체는 조금 줄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 양보다는 생각하며 자율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질이 더 중요하다는 게 이번 캠프의 화두다. 특히 타자들은 올해 부족했던 컨택과 팀 배팅에 비중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좋은 하드웨어를 갖췄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조금 늦었던 SK가 마무리캠프에서 생각의 깊이를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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