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황재균의 유산’ 롯데가 안은 새로운 고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14 06: 38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기엔 다시 안겨진 고민의 덩어리도 작지 않다.
롯데의 스토브리그에 새로운 고민에 직면했다. 강민호, 손아섭이라는 거물급 내부 프리에이전트(FA) 자원과의 잔류 협상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사실상 내부 FA 자원으로 분류됐던 황재균이 kt로 이적을 최종 확정 지으면서 ‘황재균의 유산’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롯데 소속이던 황재균은 지난 13일 kt와 4년 총액 88억원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황재균이 kt로 FA 계약을 맺으면서 롯데는 FA 보상 규정에 따라 직전해 연봉의 200%와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 그리고 직전해 연봉의 300%의 보상금을 선택할 수 있다. 황재균의 KBO리그 직전 시즌인 2016년 연봉은 5억 원이었다.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지만, 사실상 선택지는 하나로 좁혀진다. 보상금은 물론 의외의 전력 보강 효과를 노려볼 수 있는 보상 선수까지 택하는 것이 롯데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다.
황재균의 계약 소식을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현장에서 전해들은 조원우 롯데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나. 황재균이 새 팀에서 적응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황재균이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사실상 낮았다. 황재균의 시선이 롯데보다는 수도권으로 향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고, 롯데 역시 황재균의 에이전시측에 문의를 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롯데는 황재균과의 이별을 직감하고 있었다.
떠난 선수는 떠난 선수다. 이제 앞으로 남겨질 현실에 집중해야 하는 롯데다. FA 협상은 FA 협상대로 진행하고, 보상선수라는 ‘황재균의 유산’을 어떤 방향으로 결정할 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야 할 시기다.
조원우 감독은 “고민이 되긴 한다. 전력분석팀, 코칭스태프, 구단 등과 함께 면밀하게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우리 팀에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t의 선수층이 그리 두터운 편은 아니지만, 아직 미완의 대기 그리고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 자원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롯데 입장에서는 생길 수 있는 상황. 롯데 역시 그리 두터운 선수층이 아니기에 어느 선수든지 팀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
그동안 롯데는 FA 보상선수로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2012시즌 이후 김주찬의 KIA 이적으로 생긴 보상권으로 우완 사이드암 홍성민을 지명해 팀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케 했다. 역시 2012시즌 이후 두산으로 적을 옮긴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김승회를 선택해 선발과 마무리 전천후로 활용하면서 롯데 투수진에 힘을 실었다. 2014년 시즌 장원준의 FA 보상선수로 베테랑 정재훈을 지명한 것은 실패사례로 남아 있다.
FA 협상이 기약이 없는 반면, FA 보상 절차의 경우 정해진 기한이 있다. 황재균의 계약이 최종 공시된 이후 kt는 3일 이내에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KBO에 제출한 뒤 이 명단이 롯데로 넘어간다. 그리고 롯데는 다시 3일 이내에 보상 선수와 보상금 혹은 보상금만 선택할 지를 결정한다. 과연 롯데는 ‘황재균의 유산’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