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선동렬도 첫 도쿄돔에서 긴장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1.14 06: 00

“산전수전 다 겪어봤는데 도쿄돔에 서보니 떨리더라.”
선동렬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이 14일 오전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16일 일본을 상대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APBC) 첫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국내서 넥센 및 경찰청과 가진 세 차례 평가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비록 짧은 연습기간이었지만 도쿄돔에서의 결전을 대비해 고척돔에서 훈련한 것은 큰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돔구장 특유의 여러 변수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88년 개장한 도쿄돔은 4만 6천명을 수용하는 거대구장이다. 이승엽이 활약했던 요리우리 자이언츠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WBC 등 일본에서 굵직한 대회가 열릴 때마다 도쿄돔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성지다.
처음 도쿄돔 마운드에 서는 투수는 구장의 엄청난 크기와 위용, 일본 팬들의 응원에 압도돼 평소 실력을 반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한다. 선동렬 감독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을 회상하며 “선수들이 도쿄돔에 가면 위축될까 걱정이다. 나도 어릴 때 경험을 해봤다. 우리 때는 돔구장이 없었다. 1990년 한일슈퍼게임 때 도쿄돔에 처음 섰는데 정말 떨렸다. 투수가 떨리면 동작이 위축돼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우리는 공 하나만 봐도 그 선수가 긴장했는지 금방 안다”고 설명했다.
천하의 선동렬도 대표팀 막내시절이 있었다. 선 감독은 “광주 촌놈이 고등학생 때 동대문야구장에 처음 갔을 때도 엄청 떨렸다. 1982년 만 20살, 대학교 2학년 때 대표팀에 갔다. 내가 거의 막내라 대표팀에 가면 항상 긴장했다. 김시진, 최동원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있었다. 내가 지금 이정후 정도 나이였다.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고 긴장됐다. 마운드에서 보통 떨리는 것이 아니었다. 잠실구장도 처음 개장했을 시기였다.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좋은 구장이 생겨 선수들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떨리긴 할 것”이라 내다봤다.
첫 경기 일본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원체 기량도 한수 위인 일본은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있다. 한국선수들이 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선 감독은 “준비는 다했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 자기실력만 발휘하면 만족한다. 팬들이 볼 때 ‘아 최선을 다했구나’라고 본다면 만족한다. 다만 한일전의 특성상 죽기살기로 이겨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감이 있을 것이다. 최대한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 주려 한다”며 선수들을 최대한 배려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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