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전 승리에 취해서는 안된다. 또 한번의 모의고사가 남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동유럽의 복병 세르비아(FIFA 랭킹 38위)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낸 세르비아는 비록 주전 대부분이 빠진 상태지만 한국이 약점을 갖는 유럽팀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남미 혹은 아프리카팀에 비해 유럽 국가들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체격과 힘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력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도 고민이 굉장히 크다. 공격-수비 전술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에 대해 여러가지 실험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전은 첫 승의 기쁨을 맛봤던 콜롬비아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최전방 합격' 손흥민, 세르비아전 다른 역할 맡을까.
손흥민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이근호와 함께 투톱으로 출전했다. 그는 측면 공격수가 아닌 골을 넣어야 하는 입장에서 경기를 펼쳤다. 이근호가 활발히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고 이재성-권창훈이 연계 플레이를 펼치면 손흥민은 마무리 하는 전술이었다.
효과적인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이근호의 활발한 플레이를 비롯해 권창훈이 측면에서 날카로운 패스 연결로 첫 골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후반에는 최철순이 전방으로 낮게 연결한 패스를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 멀티골을 터트리며 손흥민 본인과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주력 수비수인 알렉산드르 콜라로프(AS 로마)가 출전하지 않지만 브라슬리브 이바노비치(제니트)가 버티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첼시에서 9시즌을 뛴 이바노비치는 중앙 수비와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99번의 A매치,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FI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세르비아의 믿을맨이다.
손흥민을 상대로 세르비아는 철벽수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따라서 스피드는 좋지만 힘에서 밀리는 콜롬비아 수비진과는 다른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 경기서는 손흥민이 빠른 돌파를 시도하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과 EPL에서도 자주 보였던 모습이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소폭의 변화를 갖겠다고 설명했다. 공격전술의 변화도 가능하다.
▲ 플랫 4로 돌파구 마련한 신태용호, 다른 전술 가능성은.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높이면서 10월 유럽평가전에서 펼쳤던 플랫 3 대신 플랫5 수비를 펼쳤다. 장현수-권경원이 중앙 수비를 맡았고 최철순-김진수가 측면 수비로 출전했다. 그리고 고요한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상대 에이스였던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철저하게 방어했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장현수와 권경원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또 고요한과 최철순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백을 최소화 했다.
철저하게 공간을 책임졌다. 측면 공격수인 이재성과 권창훈도 수비에 가담했다. 콜롬비아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후반 막판 한 골을 허용한 한국 수비진이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가 부상으로 나설 수 없고, 중앙 수비수들의 변화도 예상된다. 장현수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김영권이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중국화 논란-경기장 소음 논란의 주인공인 김영권은 와신상담중이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 출전한다면 자존심 회복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다른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물론 실수가 생긴다면 비난은 고스란히 그의 몫이다.
따라서 포백 수비가 부담스럽다면 플랫 3 혹은 변형된 수비를 펼칠 수 있다. 포어 리베로를 통해 재미를 봐야 할 변형 스리백도 원래 포백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세르비아전은 쉽게 만나서 능력을 평가 받기 힘든 유럽팀과 대결이다. 콜롬비아전의 성공이 세르비아전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결정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