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색했던 kt, 황재균에게 '창단 후 최고액' 안겨준 이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3 11: 32

꼭 필요한 퍼즐 조각 하나를 찾았다. kt가 황재균에게 팀 창단 후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을 안겨줬다. kt에 꼭 필요했던 자원을 데려왔다는 평가다.
kt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황재균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계약 조건은 화려했다. 4년간 88억 원. 일각에서는 황재균에게 88억을 안겨준 걸 두고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kt의 사정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했던 투자다. kt는 2017시즌 3루수 OPS(출루율+장타율) 0.664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이 부문 리그 평균(0.783)에 한참 못 미쳤다. 대부분 포지션에서 약세를 드러냈던 kt이지만 3루수는 특히 심했다.
7월 트레이드 이후 팀에 합류한 윤석민이 종종 3루수로 나섰으나 이는 임시방편이다. 윤석민은 1루와 지명타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오태곤(0.613), 심우준(0.662) 등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태곤이 외야수 전향을 선언하며 마땅한 주인이 없던 kt의 핫코너였다. 황재균의 가세로 3루가 든든해졌으며 이번 시즌 급성장한 정현이 유격수를 지킬 예정이다. '혜자 FA' 박경수의 2루와 윤석민의 1루 역시 든든하다. 적어도 내야만 놓고 보면 어느 팀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시장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올해 FA는 외야 풍년이다. FA 권리 행사를 선언한 18명에 김현수와 황재균 포함 20명이 시장에 나온 분위기다. 이 중 준척급 내야수는 황재균 뿐이다. 손시헌과 지석훈 등 내야 자원들은 kt가 목표로 했던 빅 네임은 아니다. 1루수로만 출장가능한 최준석과 채태인, 김주찬 역시 마찬가지. 박경수가 있는 상황에서 정근우 향한 투자 역시 이유가 없다.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몇 안 되는 물건의 값이 오른 셈이다.
물론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서는 쓴맛을 봤지만 국내에서 머물던 지난해까지 타격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킨 상태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 황재균은 2015년 144경기에서 타율 2할9푼, 26홈런, 97타점으로 데뷔 첫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2016시즌에는 127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냈다. 거기에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전 경기에 출장한 내구성도 끄떡없다.
스타가 필요한 팀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김진욱 감독은 "우리 팀을 대표할 만한 스타가 없다. 신인 강백호나 외부 FA에서 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매번 강조해왔다. 임종택 kt 단장 역시 "수원과 경기 남부 팬들은 야구에 대한 갈증이 크다. 좋은 선수를 데려왔을 때 관중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중심을 잡아주며 지역팬을 유입시킬 선수가 필요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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