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자격’ 정근우, 친정 SK의 반응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1 06: 10

정근우(35)는 오랜 기간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이름을 날렸다. SK와는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선수이기도 하다. 2005년 SK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정근우는 2013년까지 팀에 머물며 숱한 영광과 함께 했다. 팀의 주장도 역임했다. 그러나 그 좋은 인연은 2013년이 끝이었다.
정근우는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2013년 말 한화와 전격 계약하며 SK를 떠났다. 4년 70억 원, 당시로서는 대형계약이었다. 그리고 정근우는 한화에서 4년을 뛴 뒤 다시 FA 자격을 취득했다. 아직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4년 전에 비하면 당연히 가치는 떨어졌다.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걸림돌이다.
원 소속팀 한화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태도다. 선수의 눈높이보다는 떨어지는 계약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아무래도 많은 나이와 보상규정 때문에 타 팀의 제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역시 ‘친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정근우와 좋은 기억이 많기에 합리적 추측이기도 하다. 다만 SK는 별 반응이 없다.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은 너무 쉽게 “정근우 재영입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실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복귀는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정근우는 여전히 3할을 칠 수 있고, 좋은 수비력을 가진 2루수다. 그러나 시장에서 나이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4년 계약을 제시할 팀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내주는 것은 부담스럽다. 보상금도 최소 14억 원이다. “외국인 선수에 보태는 게 낫다”는 농담이 농담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리빌딩과 육성 기조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다. SK는 일찌감치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보상선수를 희생하더라도 팀 전력에 획기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좋은 투수가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다만 김성현의 타격 반등에는 기대를 걸 수 있고, 최항 등 젊은 야수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도 내야 FA 영입은 고려하지 않는 자세다.
여기에 이적 당시 감정이 많이 상한 상황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게 결정적일 수도 있다. 당시 SK는 4년 총액 70억 원을 베팅했다. 여러 차례 금액을 조금씩 상향 조정했다. 나름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했는데 한화로 이적했다. 프로 선수가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고 나무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여러 뒷말이 있었다. 양자의 입장차는 있겠지만 4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속앓이를 잊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
아쉬움도 읽힌다. 당시 SK에 남았다면 구단을 대표하는 영구결번 유력 프랜차이즈로 뛰면서 자동적으로 지도자 과정까지 밟았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영구결번 코스를 타는 선수의 계약을 소홀히 할 수는 없기에 2차 FA 협상도 선수가 좀 더 유리했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이적 전까지 구단에나, 팬들에게나 각별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다. SK는 유일한 내부 FA인 정의윤 계약이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되면 시장에서 철수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