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대표팀, 윤곽 드러나는 포지션 구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1 06: 00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6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를 선발하지 않았다. 이로써 대표팀은 규정대로 만 24세 이하, 프로데뷔 3년차 이하의 선수로만 구성됐다.
최근 국제대회에 나선 기존 대표팀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저연차 선수들이 들어갔다. 기존 대표팀의 경우 그래도 포지션별로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사실상 백지부터 구상을 새로 짰다. 선 감독도 일부 포지션에 있어서는 ‘경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략적인 포지션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두 차례의 연습경기, 그리고 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평가에서 그 구도를 엿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선발진은 박세웅(롯데), 장현식(NC), 임기영(KIA), 김대현(LG)이 일단 우선권을 얻어 테스트를 받았다. 네 선수는 현 대표팀 투수 중 올 시즌 선발로서의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박세웅과 김대현은 8일 경기에서 3이닝씩을 던졌고, 장현식과 임기영은 10일 경기에서 4이닝씩을 소화했다.

다만 아직 선 감독의 눈에는 차지 않는다. 선 감독은 “경기감각이 떨어져서 그런지, 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완점을 짚었다. 카운트 싸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네 선수는 연습경기치고는 투구수가 다소 많았다. 다만 경기 컨디션이 올라오고, 공인구에 적응하면 더 나아질 여지는 충분하다. 박세웅과 김대현이 12일 마지막 평가전에 등판하고, 대회 직전까지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가 16일 일본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불펜은 필승조 윤곽이 드러났다. 일찌감치 좌완 함덕주(두산)의 전천후 임무 수행이 예고됐다. 선발로도 뛸 수 있는 함덕주지만, 포스트시즌 내내 불펜으로 활용한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기도 하다. 마무리는 김윤동(KIA)과 장필준(삼성) 둘 중 하나가 낙점을 받을 전망이다. 김윤동과 장필준 모두 연습경기에서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나머지 계투진은 상황에 따라 투입될 전망이다.
내야도 거의 결정이 됐다. 선 감독이 대표팀 선발 당시부터 “내야는 어느 정도 구상이 있다”고 할 정도였다. 고민의 여지가 크지 않다. 1루에는 구자욱(삼성), 2루에는 박민우(NC), 유격수 자리에는 김하성(넥센)이 포진한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하주석(한화)은 상태만 호전된다면 지명타자 후보 1순위로 평가된다.
다만 3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류지혁(두산)과 정현(kt)이 한 경기씩 선발로 나섰다. 정현은 우타, 류지혁은 좌타다. 두 선수는 다른 포지션에도 들어가는 등 멀티 포지션 소화를 주문받고 있어 경기 후반 백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타격감이 좋은 최원준(KIA)은 내야의 다크호스다.
외야는 이정후(넥센)가 한 자리를 확실히 꿰찬 가운데 김성욱(NC)은 좋은 수비력과 대표팀에 부족한 우타라는 점에서 한 걸음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나경민(롯데), 안익훈(LG)도 각자의 장점이 있어 마지막까지 경쟁이 예상된다.
포수는 한승택(KIA)의 중용이 예상된다.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봤는데 큰 경기에서도 떨지 않고 리드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다만 선 감독이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장승현(두산)도 출전 시간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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