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개시’ SK-정의윤, 변수는 외부에 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0 13: 01

SK가 내부의 유일한 프리에이전트(FA)인 정의윤(31)과의 협상 테이블을 준비한다.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변수는 외부에 있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다.
FA 자격을 신청한 정의윤은 아직 SK와는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 마무리훈련 당시 인천에 와 구단 관계자 및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당시 구체적인 조건이 오고가지는 않았다. 양자는 다음 주 첫 공식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2015년 7월 LG와의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2년 반 동안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100타점 고지를 밟기도 했다. 올해는 전반기 다소 부진했으나 후반기 반등으로 체면을 세웠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타격은 충분히 검증이 됐다. 만 31세로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정의윤은 좋은 기억이 많은 SK 잔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FA에는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고 있는 SK 또한 되도록 잔류시킨다는 방침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협상에 대단히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협상 타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외부 변수 때문이다. 구단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손아섭 민병헌 등 좋은 외야수가 많다. MLB 구단과의 계약이 끝난 김현수 또한 유턴 가능성이 있다. 외야 최대어들이 먼저 행선지를 결정해야 정의윤 시장이 열릴 공산이 크다. 지금 당장은 접촉이 없더라도 대어들을 놓친 팀들이 정의윤에 달려들 수도 있어서다.
이런 사정으로 정의윤은 굳이 지금 상황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필요는 없다. SK도 이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첫 협상에서 대략적인 제안이 건네질 것으로 보이나 정의윤의 눈높이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정의윤도 SK의 제안을 듣고 다른 팀의 제안을 기다릴 공산이 크다.
이에 SK도 타 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타 팀이 영입전에 뛰어들면 계약 규모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장 그 판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시장 가치보다 낮은 금액에 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후자의 경우 4년 계약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래나 저래나 협상이 공전될 상황이다. 시장 여건에 따라 이번 달을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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