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가 650만으로 박스오피스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영화가 거둔 의미있는 기록이다. '범죄도시'의 반전 흥행 신화는 현재도 계속 되고 있다. 개봉 6주차에도 박스오피스 TOP5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범죄도시'의 다음 고지는 700만이다.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 '범죄도시'를 선보이기까지 무려 17년간 내공을 쌓았다. '범죄도시'를 흥행작으로 꽃피우기까지 걸린 세월이 꼬박 17년이다. 무려 마흔 일곱에 세상에 내놓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강윤성 감독은 흥행과 평단의 극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범죄도시'의 누적관객수는 650만을 돌파했고, 지난 9일 열린 영평상 시상식에서는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대기만성형 늦깎이' 강윤성 감독의 파란이다.
강윤성 감독은 "1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 그저 영화 한 편만 만들면 감사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관객 분들께 사랑받고, 상까지 받으니 실감이 안난다. 너무 감사하다"며 "흥행도 잘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평상이라는 평론가 분들이 주시는 상을 받은 게 정말 영광이고 기쁘다. 관객들의 선택과 평단의 평가를 다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범죄도시'의 흥행은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했던 작은 영화의 큰 결실이라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기획 투자단계부터 대기업은 물론, 중소 투자사들에게도 거절당하며 영화가 엎어질 뻔한 위기를 겪었다. 개봉 전에는 대작들 사이에 껴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된 최악의 대진운을 맞았다. 그러나 '범죄도시'는 이러한 어려움을 모두 뛰어넘어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흥행작이 됐다.
'범죄도시'가 650만을 돌파한 것에 대해 강윤성 감독은 "이렇게까지 잘 된 것은 관객분들의 사랑 덕분이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입소문을 많이 내주셨기 때문"이라며 "제작진과 배우들의 간절함이 관객 분들께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동석, 윤계상, 진선규 등 '범죄도시'에 출연한 배우들은 강윤성 감독의 인자한 리더십을 극찬한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해주고, 충분한 리허설 시간으로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것. 또한 인자한 카리스마로 배우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촬영장을 이끌어가는 것이 강 감독의 특징이라고.
강윤성 감독은 "저는 제가 천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보다 그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분들이 더 고민을 많이 했을 거고, 그 분들의 의견을 듣는 건 당연한 일이다. 감독의 역할은 현장에서 조율만 잘 하는 것"이라며 "특히 '범죄도시'는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녹아난 현장이다. 지금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대부분의 장면이 그렇게 탄생했다. 다만 즉흥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배우들이 대화를 통해 풀어낸 것들이다"라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무엇보다 '범죄도시'에 나온 배우 분들이 너무 다들 잘 돼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뿌듯하기도 하다"며 "개봉 전에 우리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미생'처럼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실제로 이뤄져서 좋다. 스태프들의 개개인의 능력을 다 끌어왔고,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해줬다. 우리 모두의 영화라는 표현이 가장 잘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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