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번 주장 1루수' 구자욱, 삼중 부담을 이겨내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1.10 05: 50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구자욱(24·삼성) 만큼 바쁘고 부담이 많은 선수는 없어 보인다. 또래들로 구성된 대표팀에서 주장 중책을 맡았고, 올해 외야수로 뛴 그는 대표팀에선 1루 포지션으로 뛴다. '36번'을 달고 3번타순에서 중심타자 노릇까지 해내야 한다.
지난 8일 서울 고척돔에서 넥센과의 연습경기를 마친 구자욱은 "한 경기 뛰었는데 너무 피곤하네요"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이날 1루수 3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9이닝을 풀타임으로 뛰었다.
1루수로 나선 그는 두 차례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 5회 넥센 홍성갑의 땅볼 타구를 잡은 유격수 김하성의 원바운드 송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기록은 김하성의 송구 실책. 9회 2사, 홍성갑의 높이 뜬 내야 타구를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놓쳤다. 옆에 있던 투수가 잡아 2루로 던져 타자주자 홍성갑을 아웃시켰다.

APBC 대표팀에는 전담 1루수가 없다. 올해 외야수로 뛴 구자욱이 2년 전 1루수 경험이 있어서 우선 순위가 됐다. 구자욱은 "일년 동안 1루수를 보지 않아 힘들기는 하다"고 말했다. 연습경기에서 원바운드 송구, 내야 뜬공에 예방 주사를 맞았지만 대회까지 계속해서 잔실수를 줄여야 한다.
구자욱은 대표팀의 주장이다. 만 24세 이하 및 프로 3년차 이하로 구성된 대표팀에서 구자욱은 해외 유턴파로 3년차 이하인 장필준(29·삼성), 나경민(26·롯데)을 제외하곤 최고참이다.
소집 첫 날에 주장을 맡은 그는 다들 처음인 대표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 나이가 비슷한 선수들이라 큰 어려움은 없지만, 자잘한 일에도 신경 써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대회 개막까지 개인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팀 전체 케미스트리도 중요하다.  
구자욱은 대표팀의 중심타선이다. 팀에서와 마찬가지로 3번타자로 중용된다. 구자욱은 8일 넥센과의 평가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회 1사 3루 첫 타석에서 중전 적시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이후 세 타석에서는 모두 선두타자로 출장해 범타로 물러났다.
구자욱은 대표팀에서 배번을 '36번'을 선택했다. 은퇴한 팀 선배 이승엽의 번호다. '36번을 단 대표팀 3번타자' 그 동안 숱한 국제대회에서 영웅담을 썼다. 구자욱이 이제 그 번호를 이어받았다. 구자욱이 4번 김하성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활약도가 대표팀의 성적과 직결될 것이다.
8일 경기를 마친 구자욱은 "조금 힘들다. 휴식일(9일)에 쉬면서 생각을 조금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담감을 떨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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