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kt 한승지-조병욱 "경찰청 쪽에 절할 만큼 기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0 11: 00

"벽제 쪽으로 무릎 꿇고 싶을 정도였다".
경찰 야구단은 9일 의무경찰 공식 홈페이지에 야구 특기 의무경찰순경 최종 합격자 20명을 발표했다. 김태군(NC)과 김호령(KIA) 등 1군 자원의 이름이 눈에 띄는 가운데 kt 소속 투수 두 명도 포함됐다. 주인공은 한승지(20)와 조병욱(19)이다.
2016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한승지와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조병욱은 아직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한승지는 올해 퓨처스리그서 27경기에 등판해 32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5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반면, 조병욱은 8경기에 등판해 23⅓이닝 소화에 그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12.34로 고전했다.

kt는 이들의 경찰 야구단 합격을 반기고 있다. 물론 경찰청 합격 잣대가 이름값이나 성적으로만 좌우되는 건 아니다. 적성검사부터 1~2차에 걸친 면접과 체력 검사들을 실시하는 이유다. 당장 올해만 해도 1군 자원 이홍구(SK)가 쓴잔을 들이켰다. 그렇기에 1군 경력이 일천한 한승지와 조병욱이 느끼는 기쁨은 다른 합격자들보다 크다.
한승지와 조병욱은 나란히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소식을 들은 이들은 모두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한승지는 "전부터 꼭 경찰 야구단으로 입대하고 싶었다. 소식을 듣고 경찰 야구단 홈구장인 벽제 쪽으로 무릎 꿇고 싶을 만큼 기뻤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병욱 역시 "주위에서 대뜸 '축하한다'고 해줘서 그제야 알았다. 군 복무 기간에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어 기분 좋고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경찰 야구단 입대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단순히 '야구를 놓지 않으며 군 복무할 수 있다'는 기쁨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kt로서는 이들이 군 복무 후 일취월장한 사례로 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한승지와 조병욱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승지는 "경찰 야구단 관계자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군 복무 기간 몸을 키우고 싶다. 부족한 부분을 코치님들에게 적극적으로 배우겠다. 경기에 뛰며 경험을 쌓고 싶다"고 밝혔다. 조병욱 역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과제다"라고 다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껏 정들었던 kt를 잠시간 떠나야 하는 상황. 한승지와 조병욱은 모두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한승지는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죽을힘을 다해 최선 다하고 성장한 채 돌아오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병욱도 "어려운 기회를 얻었다. 나도, 경찰 야구단도, kt도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3년째 최하위에 머물며 '리빌딩'대신 여전히 '빌딩' 중인 kt. 높은 지명 순위로 뽑은 유망주들의 군 문제 해결은 kt가 빌딩 중인 증거 가운데 하나다. /ing@osen.co.kr
[사진] 한승지-조병욱.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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