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SUN 극찬' 심재민 "APBC, 눈도장 받을 기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0 05: 50

"투수들이 걱정대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심재민은 달랐다". 심재민(23·kt)이 선동렬 대표팀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본인도 의욕 넘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 심재민은 8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연습경기에 대표팀 상대로 구원등판,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9개. 최고구속은 139km에 불과했지만 칼같은 제구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헛돌렸다.
상대는 대표팀 클린업트리오. 심재민은 선두타자 구자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뒤이어 김하성도 풀카운트 승부 끝 삼진. 후속 이정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kt 동료 정현까지 삼진으로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후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투수들의 변화구 제구가 미흡했다"라면서도 "심재민의 컨디션이 괜찮았다. 아주 안정적이다. 연습을 잘했는지 상태가 좋은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대표팀 소집 후 첫 경기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셈이다.
심재민의 마지막 실전 등판은 지난 9월 23일 KIA전. 당시 선발등판한 심재민은 5이닝 3실점으로 선방했다. 심재민은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채 시즌을 끝냈다. 이후 46일 만에 실전에 나섰음에도 안정감을 뽐낸 심재민이다.
휴식일인 9일 OSEN과 연락이 닿은 심재민은 "사실 전날(7일)까지만 해도 불펜에서 공을 던지면 워낙 안 좋았다. 유독 잘 풀렸던 것 같다. 재수가 좋았다"라며 겸손함을 뽐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구속이 안 나온다.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더 안 나와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간만의 실전이었음에도 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소속팀 마무리 캠프 덕이었다. kt는 지난달 23일부터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 중이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일 때였다. 가장 먼저 마무리 캠프를 차린 kt는 일찌감치 2018시즌 담금질 중이다.
심재민도 마무리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고 대표팀 소집 직전에야 귀국했다. 그는 "일본에서 공을 많이 던져 그나마 괜찮아진 것 같다. 쉬고 온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이 좋아보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클린업트리오를 상대했지만 자신감은 분명했다. 그는 "내 또래 최고 타자들 아닌가. 그래서 힘껏 붙어보고 싶었다"라며 "첫 등판은 첫 등판이다. 좋은 기억이지만 앞으로 경기들이 더 중요하다. 자신은 있다"라고 강조했다.
재미난 장면 하나. 2사 후 이정후에게 안타를 맞은 심재민은 동갑내기 팀 동료 정현과 마주했다. 평소부터 '절친'으로 알려진 정현과 심재민. 심재민이 정현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kt 팬들로서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를 아들로 둔 부모'가 된 기분이었을 것이다.
심재민은 "친구라고 봐주는 거 없다. 경기 끝나자마자 (정)현이에게 '볼인데 왜 스윙했냐'라고 물었다. 현이가 '스트라이크인줄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심재민은 "올 시즌 앞둔 미국 스프링캠프 때도 맞대결한 적이 있다. 그때도 내가 이겼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현이도 첫 경기라 감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를 것이다"라고 위로했다.
프로 데뷔 후 첫 태극마크. 누구에게나 그렇듯, 심재민에게도 남다른 의미다. 그는 "최대한 페이스 올려서 좋은 결과 만들고 싶다. '심재민답게' 과감히 붙어서 어필하고 싶다. 앞으로 계속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가 중요하다. 타 팀 팬분들은 물론 선 감독님께서도 그래야 내 이름을 기억하시지 않겠나"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첫 단추를 잘 꿴 심재민. 그가 남은 연습경기와 대회 본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의 허리는 더욱 든든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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