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최재훈, "행복했던 해, 내년엔 더 독하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10 09: 01

"행복했지만 후회도 남는다. 더 독하게, 깡다구 있게 하겠다". 
올 시즌 한화의 최대 수확 중 하나가 포수 최재훈(28) 영입이다. 오랜 기간 팀의 기둥이 될 젊은 포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은 한화는 지난 4월17일 두산과 트레이드를 통해 최재훈을 데려왔다. 두산에선 양의지에 가려 백업 포수였지만 한화에서는 이적과 동시에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최재훈과 한화 모두 서로를 필요로 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04경기를 뛴 최재훈은 타율 2할5푼7리 69안타 1홈런 16타점 22득점을 기록했다. 도루 저지율은 2할8푼8리. 기록상으로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최재훈의 가세로 한화 안방이 안정을 찾았다. 투수들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았다. 유망주 투수 김재영은 "올해 5승 모두 재훈이형이랑 했다. 궁합이 잘 맞는다"며 아주 고마워했다. 

지난달 휴식기를 마친 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최재훈은 어느 때보다 들뜬 마음으로 훈련을 소화 중이다. 두산 시절부터 함께한 '스승' 강인권 배터리코치가 한화로 오며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두산 수석코치였던 한용덕 감독과 재회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다음은 최재훈과 일문일답. 
- 한화에서 첫 마무리캠프인데 어떻게 보내고 있나. 
▲ 두산 시절에도 마무리캠프는 늘 참가했다. 올 때마다 안 된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 올해 한화에서도 출장 기회를 받은 것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특히 두산 시절 함께한 강인권 코치님이 한화에 오시고 난 뒤 더욱 힘이 난다. 두산에서도 코치님 훈련은 힘들지만 항상 즐겁게 했다. 강도 높아도 웃으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 스승 강인권 코치와 재회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 한화에 오신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확실하게 안 것은 보도를 통해서였다. 기분 좋았고, 코치님께 바로 전화드렸다. 또 다시 힘들게 운동을 시키겠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좋았다.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어렸을 때부터 본 코치님이다. 제게 정말 고마운 분이다. 힘들 때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일으켜주셨다. 한화에 오셔서 너무 감사하다. 
- 한용덕 감독과도 두산에서 수석코치와 선수로 함께했다. 
▲ 감독님이 한화에 오신 뒤 '넌 나한테 벗어날 수 없다'고 농담을 하셨다(웃음). 두산에 있을 때도 감독님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얻었다. 한창 주눅들어 있을 때 감독님께서 '남자라면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욕먹더라도 주눅들지 말고 더 깡다구 있게 , 자신 있게 나가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 올해 한화로 이적한 뒤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 경기를 많이 나간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영광이다. 올해는 그런 면에서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후회도 남는다. 초반에 한 것에 비해 후반기에 뒷심이 약했다. 체력적으로 떨어진 게 문제였다. 좋은 공부가 됐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타격도 장종훈 코치님께 배울 점을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 
- 마무리캠프 분위기가 밝다고 하는데 어떻게 느끼는가. 
▲ 정말 좋다. 형들한테 '왜 이렇게 분위기 좋아요?'라고 물어볼 정도다. 훈련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시키는 게 없다. 강인권 코치님도 지금은 '급하게 몸을 끌어올리지 말고 천천히 알아서 페이스를 조절하라'고 주문하신다. 예쩐 캠프 분위기가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이 분위기로 내년 캠프까지 이어진다면 좋은 성적이 날 수 있을 것이다. 
- 현장과 프런트 모두 주전 포수 최재훈에 대한 기대가 크다. 
▲ 아직 제가 확실한 주전은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게 우선이다. 언제든 또 밀려날 수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만약 주전 기회를 잡는다면 올해 후회됐던 부분을 극복하겠다. 아직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내년에는 더 독하게, 깡다구 있게 팀을 이끌어보고 싶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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