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에서 보낸 5년 동안,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생겼고 남들은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얻었다. 군 입대를 미룬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NC 다이노스는 내년부터 큰 공백을 맞이한다. NC 1군 진입 이후 줄곧 주전 포수 자리를 맡았던 김태군(28)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병역 의무를 수행하러 떠나기 때문. 김태군은 지난 9일 경찰야구단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찰청 입대가 확정됐다.
김태군은 지난 2012년 말,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LG에서 NC로 팀을 옮겼다. 이적 이후 곧장 주전 포수 마스크를 섰고, NC의 든든한 안방마님으로 김경문 감독과 투수진의 신뢰를 듬뿍 얻었다.
이제 NC에서 보낸 5년의 시간을 뒤로한 채 잠시 팀을 떠나야 하는 김태군이다. 그는 “아직 실감이 나는 것 같지는 않다. 일단 입대에 상관없이 하던 대로 야구장에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군 입대를 앞둔 소감을 나지막이 전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보낸 마지막 시즌. 팀도 예상을 뒤엎고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본인은 WBC 대표팀에도 합류했다. 김태군에겐 의미 있는 2017시즌이었다. 그는 “올 한해 재밌게 야구를 했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라서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또 올해는 대표팀에도 갔다 왔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즌을 치렀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NC에서 보낸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었다. 아직도 그는 김 감독과의 첫 만남을 잊지 않고 있었다. 김태군은 “감독님은 분명 다가서기 힘든 분이다. 그러나 처음 뵀을 때 감독님께서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말씀해주셨다”면서 “1군에서 100경기 남짓 뛴 선수에게 그런 말을 하시는 것이 쉽지 않다. 그 말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하지 않았나 생각 한다“고 전했다.
김태군에게 NC로 이적은 분명 기회였다.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것도 사실. 그러나 김태군은 5년 동안 생각을 바꾸면서 기회를 살렸다. 그는 “이전에는 야구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NC에서 보낸 5년 동안 ‘기회란 것이 쉽게 오지 않구나’를 느꼈고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던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선수들의 병역 해결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김태군은 많이 늦은 편이다. 늦은 군 입대에 대한 후회는 없었을까. “LG에서 보낸 4년, 23살까지는 후회를 했다.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내가 뭘 했을까’라는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후의 시간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에게는 바꿀 수 없는 자산이었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고 팀을 옮기니, 이제는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5년 간 남들은 받지 못하는 기회를 받았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 지금은 군대를 미룬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은 김태군의 입대를 반기고 있었다. 유 감독은 “전역 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수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군 역시 2년을 허비할 생각이 없다. 역시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타격을 잘해야 상위 클래스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타격 쪽에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팀의 어린 투수들 공을 받아볼 기회도 생겼다. 어리고 아직 가다듬어지지 않은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 분명 이 투수들의 공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고, 그 투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밌을 것 같다”고 웃었다.
김태군은 NC에서의 5년 동안 많은 영향을 끼쳤고, 앞으로의 야구 커리어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가족들, 그리고 NC 팬들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아기가 생기면서 야구에 더 달려들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한 김태군이다. 이어, “와이프가 그동안 정말 고생 많이 했다. 표현도 잘 못했는데, 미안하고 고맙다. 고생한 것에 비해서 해준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상해준다는 말 전하고 싶다”며 내조하는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이어 NC 팬들을 향해서도 “창단 멤버도 아닌데 5년 간 팬 분들의 많은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면서 “2019년, 새 야구장에서 인사드리겠다. 1루 쪽은 우리 팬들로 매 경기 채워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군 입대 전 마지막 감사 인사를 건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