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입대' 김민수, “2년 뒤 내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09 13: 01

“2년 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기대된다.”
험난한 프로의 벽을 체험한 롯데 자이언츠 김민수(20)가 잠시 롯데 유니폼을 내려놓고 국방의 의무, 그리고 야구 선수로 성장을 위해 경찰야구단에 입대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9일 경찰야구단 11기 최종 합격자 명단 20명을 발표했다. 김민수는 고장혁(KIA), 최재원(LG), 서예일(두산) 등과 함께 6명의 내야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수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지명돼 데뷔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모두 소화하며 롯데의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유격수로 견실한 수비와 일방 장타력을 앞세워 1군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올해 김민수는 그저 유망주로만 남았다. 정규시즌 들어서 높은 1군의 벽을 체감했다. 1군 무대 10경기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 9삼진의 성적만 남겼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는 자신의 잠재력을 어느 정도 뽐냈다. 타율 2할7푼5리(222타수 61안타) 11홈런 38타점 장타율 0.505의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리그에서는 거포 내야수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데뷔 시즌이었다.
김민수는 구단의 경찰청 입대 방침에 군말 없이 따랐다. 선수별로 빠른 군 입대를 선호할 수도, 아니면 늦은 군 입대를 원할 수도 있지만, 김민수는 전자였다. 김민수는 “구단에서 병역을 빨리 해결하라고 했을 때 오히려 감사했다. 올해가 아니어도 2~3년 내에 구단에 한 번 요청할 생각이었다”면서 “어차피 미룬다고 빠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빨리 갔다 오면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는 신인임에도 덕아웃에서 주눅 들지 않고 생기 있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줬다. 나름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그 모습이 사라졌다. 이에 대해 김민수는 “주위에서는 자신감이 떨어져 보인다고 얘기를 하는데, 퓨처스에서는 경기도 하고 훈련도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다. 지쳐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고 웃었다.
뜻대로 풀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추어 시절과는 다른 투수들의 힘을 꼽았다. 그는 “직구와 변화구 힘이 차원이 달랐다. 1군 투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퓨처스리그 투수들 역시 변화구를 던져도 변화구 같지 않은 힘이 있었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그 부분을 쫓아가면서 대처하려다가 실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과도한 욕심도 원인이었다. 김민수는 “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 1군에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니 압박감 속에 나도 모르게 급해졌던 것 같다”면서 “잡힐 것 같은 기회가 와서 욕심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며 올 한해를 되돌아봤다.
그래도 김민수는 데뷔 첫 해 퓨처스리그라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정확도를 먼저 생각했지만 일단, 스윙을 자체를 기술적으로 가다듬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힘으로 강하게 돌린 것이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팀이 가을야구를 치른데 자신이 끼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과 부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입단 동기이고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함께 했던 포수 나종덕이 포스트시즌 경기까지 소화한 것에 대해 “우리 팀이 다른 팀 같았다. (나)종덕이도 부러웠고, 모든 부분이 부러웠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잘 하든 못하든 뛰어보는 것도 경험인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제 앞으로 약 2년 동안 경찰 야구단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향후 프로 무대의 커리어가 결정될 수 있다. 그는 “현역병으로 가는 것이 아니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고 싶다. 기술은 멘탈적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멘탈적으로 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그리고 “일단 거기서 모든 포커스를 야구에 집중하려고 한다. 경찰청에서 2년의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롯데로 돌아왔을 때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하며 군 입대의 기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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