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만점' 박건우, 팬에게 '수능 대박' 배트 선물한 사연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1.09 10: 30

박건우(27·두산)가 센스있는 선물을 팬에게 전달했다.
박건우는 지난 10월 1일 3번타자로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1회초 첫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날렸다. 박건우의 시즌 20번째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도루를 기록하고 있던 박건우는 개인 처음이자, KBO리그 역대 47번째, 두산 구단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개인 뿐 아니라 구단에게도 의미있는 홈런 공은 생각보다 쉽게 박건우의 품에 돌아왔다. 당시 홈런 공을 주운 사람은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두산팬 부부로 한화 좌익수 이성열이 홈런공을 요청하자 공을 그라운드로 던져줬다. 이후 두산 홍보팀 관계자가 관중석으로 이동해 추후 사인 배트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박건우가 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3일 잠실 SK전에서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송구에 맞아 안면 타박상을 입었고, 곧바로 포스트시즌 벌어지면서 사인 배트 전달이 늦어졌다.
시즌이 끝난 뒤 박건우는 20홈런 공을 기억하며 사인 배트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 가지 센스가 더해졌다. 부부의 아들이 수능을 치른다는 소식에 배트에 ‘수능 대박’ 문구를 배트에 넣어 사인공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박건우는 "아드님이 곧 수능을 치르는데, 꼭 좋은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멋진 대학생이 돼 야구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응원 메시지를 남기며 "20홈런 공을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건우의 '센스'는 이번 뿐 아니었다. 지난해 6월 14일 광주 KIA전에서 경기 중 자신의 부러진 배트에 맞은 KIA팬에게 사인 배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당시 박건우는 스윙 후 배트가 부러졌지만, 곧바로 주루플레이를 하느라 팬이 맞은 줄 몰랐다. 이후 부모님과 통화 중 이 사실을 알게 됐고, 경기 동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다행히 배트에 맞은 팬은 CT 촬영 등 병원 검사를 받은 결과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박건우는 미안한 마음에 구단 측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새 배트를 선물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박건우는 KIA팬인 만큼, 자신의 사인만 담으면 어색할 것 같아 동료들의 사인을 함께 담아 선물했다.
당시 박건우는 "괜히 나 때문에 다치셔서 죄송하다. 이 배트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셨으면 좋겠다. 두산 팬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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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건우(위), 팬에게 선물한 '수능 대박' 배트(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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