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과 도경수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 ‘7호실’(감독 이용승)이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을’들의 고군분투를 블랙코미디 장르로 풀어내 호평을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 전체 취업자 4명 가운데 1명이 자영업자로, 이 중 절반이 창업 1년 안에 폐업하고 5명 중 한 명이 월 평균 100만원 이하를 번다는 집계가 나왔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2.5%로, 부족한 일자리와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치이다 떨어져 나온 청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개봉하는 ‘7호실’은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 이 시대의 을들의 이야기를 한국 사회의 그늘과 함께 웃프게 그려내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두식(신하균 분)은 전 재산을 탈탈 털어 10년 전 트렌드인 DVD방을 차렸다. 보란 듯이 사장님이 되었지만 밀린 월세로 보증금만 까먹고 가게를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폐업조차도 맘대로 하지 못하는 궁지에 몰렸다.
DVD방 알바생 태정(도경수 분)은 학자금 빚만 1800만원에, 휴대폰 요금이 밀려 끊기기 직전인 대학 휴학생이다. 뮤지션이라는 꿈이 있지만, 냉혹한 현실의 늪에 빠진 이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인물. 사는 게 서스펜스로 가득한 현재 한국 사회의 풍경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언제든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실제상황임을 강조하며 웃어넘길 수 만은 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겉으로는 사장과 알바생, 갑과 을의 관계지만 알고 보면 같은 을의 처지에 놓인 두 사람이 톰과 제리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통해 복합 장르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지금껏 본 적 없는 한국형 웰메이드 블랙코미디의 탄생을 알렸다.
이용승 감독은 “피곤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관객들에게 진심이 단긴 영화적 위로가 되길 바라며자구책을 찾는 나와 같은 소시민들에게 용기와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관객들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11월 15일 개봉./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