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강인권 코치, "한화 포수진, 기대이상 가능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09 06: 49

"제가 너무 낮게 보고 왔나요?"
한용덕(52) 한화 신임감독은 강인권(45) 배터리코치의 한마디에 미소가 번졌다.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지휘 중인 한용덕 감독은 "강인권 코치가 '제가 한화 포수들을 너무 낮게 보고 왔나요?'라고 말하더라. 그만큼 직접 보니 생각보다 좋다는 의미다.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은 사령탑으로 확정된 뒤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강인권 코치와 함께 왔다. 현역 시절 한화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인연도 있다. 한 감독은 "강인권 코치는 선수들이 존경하는 지도자다. 선수들에게 접근하는 방식,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우리팀 포수들이 가능성에 비해 크지 못한 만큼 강인권 코치가 꼭 필요했다. 적극 구애해서 데려왔다"고 강조했다. 

정든 두산을 떠나 한화에서 새출발하게 된 강인권 코치. 그에게 한화는 고향팀이다. 대전 출신으로 지난 1995년 한화에 입단했고, 2002년 1월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8년을 뛰었다. 지난 2006년을 끝으로 두산에서 현역 은퇴한 뒤 배터리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두산에서 양의지·최재훈·박세혁, NC에서 김태군을 키워내며 유능한 배터리코치로 인정받았다. 다음은 강인권 코치와 일문일답. 
- 한화에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 한용덕 감독님이 '좋은 야구를 함께했으면 좋겠다. 같이 힘을 써보자'고 제의를 하셔서 흔쾌히 결정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한화는 고향팀이다. 팀이 침체된 기간을 밖에서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투수와 포수만 강화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든 두산을 떠난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 아쉬움이 컸다. 그동안 도와주신 두산 구단에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선수들도 많이 아쉬워했다. 준우승한 다음날 라커룸에서 (양)의지와 (박)세혁이를 만나 셋이서 정말 펑펑 울었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서 덕담을 나눴다. 딱 거기까지였다. 어차피 같이 하는 일이고, 서로 잘될 것이라 믿는다. 의지 같은 경우는 이제 곧 FA다. 내가 옆에서 부담스럽게 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 것이다. 
- 고향팀 한화에 마침내 지도자로 돌아왔다. 
▲ 거의 16년 만일 것이다. 처음에 팀을 떠날 때는 원망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항상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었던 팀이 한화다. 팀이 재정비하는 기간이라 걱정과 희망이 공존한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 감사하고, 그만큼 또 책임감을 느낀다.
- '한화 포수들을 너무 낮게 봤나요?'라는 말의 의미는. 
▲ 한화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선수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몰랐다. 그 선수들이 1군에 잠깐 올라왔을 때만 봤고, 기량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막상 와서 첫 훈련과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엄태용이나 지성준처럼 어린 포수들의 가능성, 잠재력이 기대이상이다. 감독님께서 포수에 대해 물어보시길래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다. 
- 한용덕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감독님께선 처음에 올 때 '한화 가면 고생할 것이다. 힘들긴 할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지금 당장은 두산 포수들보다 떨어지겠지만 이전에 팀에 있으면서 가능성 있는 포수들이 분명 있다고 하셨다. 포수 육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두산에서 함께한 최재훈을 한화에서 다시 만났다. 
▲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시즌을 마친 뒤 공백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내가 왔다고 해서 괜히 긴장하고 보여주려고 하면 부담이 될 것이다. 알아서 페이스 조절을 주문했다. 
- 최재훈 외에 포수들을 평가하자면. 
▲ 범모는 어릴 때부터 봤다. 신인 때는 최고의 포수가 될 줄 알았다. 그동안 공백기가 있지만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이제 조금 편하게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 어떻게 범모를 만드느냐에 따라 팀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엄태용도 평소에는 순발력이 느린데 포수 구역에 앉으면 아주 빠르다. 김태군과 비슷한 타입이다. 생각보다 좋은 포수들이 많이 있어 기대가 된다. 
- 포수 조련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 비결이 있다면. 
▲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코치이지만 될 수 있으면 선수 편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어려운 점, 바라는 점을 들으려 한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생활 고민까지 들어준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벽이 허물어진 것 같다. 훈련도 아무 생각없이 시킨다고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이렇게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기술적으로 포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뭔가. 
▲ 다리 풋워크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어깨도 강견이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풋워크다. 그래야 그 다음 부분도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풋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훈련량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수들이 느끼기엔 힘들 수 있을 것이다. 
- 선수 시절 2번, 코치 시절 3번 총 5번의 노히터게임을 경험했다. 
▲ 좋은 투수들을 만난 덕분이다. 포수보단 투수가 먼저다. 포수로서 투수들이 조금 부담을 느낄 때 편하게 사인을 주는 정도만 할 수 있다. 노히트노런 경기는 5~6회 넘어가면 모두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말수도 적어진다. 포수 사인대로 던질까, 내 마음대로 던질까 고민들을 많이 한다. 그럴 때 투수에 맞춰 볼 배합을 유도하다 보니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 주변 기대가 크다. 한화 팬들에게 한마디한다면. 
▲ 포수들을 잘 만들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팬들이 실망하지 않는 포수들을 만드는 게 목표다. 기대도 크지만 그만한 부담을 갖고 선택한 길이다.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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