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한화 캠프 분위기, 지옥 훈련은 옛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09 06: 11

한화 캠프에 더 이상 지옥 훈련은 없다.
일본 미야자키에 차려진 한화 마무리캠프.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에서 첫 캠프가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훈련 풍경이다. 전임 김성근 감독 시절 쉴 틈 없는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한화였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몰라보게 바뀌었다.
지난 7일은 한화 캠프의 첫 휴일이었다. 올초 스프링캠프에선 이름뿐인 휴일, 사실상 쉼 없이 훈련의 연속이었다. 튿히 야수들은 시간대를 나눠 조별로 짧게 훈련하고 들어갔다. 쉬는 날이라도 최소한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김성근 감독의 오래된 신념이었다.

하지만 이번 캠프 분위기는 다르다. 휴일에도 한용덕 감독이하 코칭스태프부터 모든 선수들이 각자 자유시간을 갖고 휴일을 보냈다. 삼삼오오 모여 외식을 하러가거나 쇼핑을 하며 바람을 쐤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체의 훈련 없이 그야말로 완전한 휴식. 선수들은 "제대로 푹 쉬었다. 충분히 휴식을 갖다 보니 훈련 분위기도 좋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한용덕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많이 눌려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들의 마인드를 바꿔주기 위해 휴일에는 야간훈련도 없이 제대로 쉬도록 했다. 훈련을 하는 것도 좋지만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얼마나 집중하고, 효율성 있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에는 전날 밤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아 오전 훈련을 아예 취소했다. 오후부터 실내연습장에서 3시간가량 가볍게 훈련했다. 한용덕 감독은 오전 내내 숙소에서 선수 명단을 살피며 전력 구상에 전념했고, 선수들도 오전에 쉰 뒤 오후 훈련을 짧게 소화했다. 한 감독은 "비가 와도 무조건 훈련을 강행할 필요는 없다. 순리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일뿐만 아니라 전체 스케줄을 봐도 전보다 훈련시간이 크게 줄었다. 투수들은 오후 3시20분, 야수들은 오후 4시에 모든 훈련이 끝난다. 해질녘까지 배트를 휘두르고, 펑고를 받는 모습이 사라졌다. 점심 식사 시간도 50분으로 한 시간 가까이 넉넉하게 주어졌다. 야간 훈련도 강도가 높지 않다.
선수들도 달라진 훈련 분위기에 만족한다. 한 선수는 "훈련 시간이 짧아지나 오히려 더욱 집중하게 된다. 길게 하면 집중이 안 되고 분위기가 처진다. 짧은 시간에 각자 훈련에 집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알아서 자율 훈련으로 채우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도 "이제야 뭔가 좀 여유가 생겼다. 전에는 몸이 너무 힘들었고, 쉴 때도 쉬는 게 아니었다. 전보다 훈련 분위기도 많이 밝아졌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훈련 방법이 바뀌고, 시간이 짧아져서 성적이 오르는 건 아니다. 많은 훈련량이 필요한 선수들도 분명 있다. 한용덕 감독은 "나이 많은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훈련 방법을 다르게 맞출 것이다. 앞으로 트레이닝파트와 상의해서 이 부분을 잘 조율할 것이다"며 선수별로 맞춤형 훈련을 예고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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