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과 아픔은 조영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1.09 05: 50

시련과 아픔이 조영욱(18, 고려대)을 한 뼘 더 성장하게 했다.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이 압도적인 내용과 결과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본선 무대에 올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8일 파주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F조 조별리그 최종 4차전서 전반 엄원상(아주대)과 김정민(광주금호고)의 연속골과 조영욱의 페널티킥 쐐기골을 더해 말레이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4전승(승점 12)을 거두며 2위 말레이시아(3승 1패, 승점 9)를 따돌리고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4경기서 22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본선행의 일등공신은 대표팀 맏형 조영욱이다. 올해 5월 신태용호 막내로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서 활약했던 그는 정정용호에서는 맏형으로서 능력과 리더십을 뽐냈다. 조영욱은 "아직 막내가 편하지만 맏형으로서 계속 해야 되니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밥 먹을 때 U-20 월드컵 얘기를 하며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욱은 이번 대회서 팀 내 최다골인 6골을 뽑아냈다. 주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와 생소한 좌측 윙어로 번갈아 뛰며 얻은 결실이다. "좌측 윙어가 원톱보다는 편하지 않지만 성장하면서 견뎌내야 할 부분이라 더 열심히 하고 있다"는 그는 "4전승 무실점으로 본선에 올라간데다가 내가 골까지 많이 넣어 굉장히 기분 좋은 대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픔과 시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조영욱은 U-20 월드컵서 신태용호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막내임에도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포르투갈과 16강서 1-3으로 지며 꿈을 접었다. 승승장구했던 그와 대표팀이었기에 패배의 충격은 더 컸다. 지난 7월엔 2018 AFC U-23 챔피언십서 동티모르와 0-0으로 비기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조영욱은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조영욱은 이에 대해 "좋은 경험도 경험이지만 안좋은 추억도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걸 다 받아들이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성숙함을 보였다.
정정용 감독은 조영욱의 성장을 위해 밀당을 했다. 정 감독은 "연습경기 때도 주전 없이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긴장을 하라는 의도였다"며 "최고의 기량을 갖춘 영욱이는 스트레스도 받았을 테지만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선배들이 기둥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잘해준 것 같다. 경기력도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영욱은 "워낙 스쿼드가 좋아 누가 들어가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라운드에 들어가서 자기 포지션 역할만 충실하면 될 것이라 생각해 모두가 잘하고 있다"고 선의의 경쟁에 긍정 기운을 전했다.
조영욱의 롤모델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다. 팬들은 그의 이름을 따 '조게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조영욱은 아게로 얘기가 나오자 쑥스러워하면서도 진지한 눈빛을 잃지 않았다. "아게로와 나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게로와 비슷한 플레이가 나오면 정말 기분이 좋다. 비디오분석관 코치님께 아게로 영상 편집을 부탁하는 등 항상 그의 영상을 보고 있다."
조영욱은 이번 대회 내내 수비수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본선 무대는 다르다. 일본, 호주 같은 아시아 최고 레벨의 국가들과 싸워야 한다. 조영욱은 "아직 보완할 점도 많고 노력해야 할 부분도 많다. 안주하지 않고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계속된 발전을 다짐했다.
아픔을 이겨낸 조영욱이 정정용호의 믿음직한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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