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개봉] 김혜수 '미옥'vs고두심 '채비', 가을 스크린 잡을 母의 두 얼굴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1.09 06: 20

강렬한 느와르 '미옥'과 눈물과 감동의 드라마 '채비', 전혀 다른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한다. 
김혜수, 이선균 주연의 '미옥'(이안규 감독)과 고두심, 김성균 주연의 '채비'(조영준 감독), 장르도 매력도 전혀 다른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오늘(9일) 동시에 개봉한다.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매혹적인 여성 원톱 느와르 '미옥', 그리고 아들을 두고 이별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낸 '채비'. 전혀 다른 미덕을 지녔지만, 어머니의 모성을 그린다는 점에서는 그 궤를 같이 한다. 오늘(9일) 드디어 관객들을 만나는 모성의 두 얼굴, '미옥'과 '채비'는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까. 
#'미옥', 김혜수-이선균의 도전만으로도 '그레잇'

줄거리: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은퇴를 준비한다. 나현정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았던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은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려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법조계 라이징 스타 최대식(이희준)은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붙잡은 나현정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고, 임상훈을 이용해 악에 찬 복수를 준비한다.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세 사람의 욕망은 점점 파국을 향해 치닫게 된다. 
'미옥'은 '차이나타운'을 이을 김혜수의 파격 도전이자, 충무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여성 원톱의 느와르 영화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소중한 여인'에서 제목을 '미옥'으로 변경하며 김혜수의 원톱 영화임을 강조했지만, 90분으로 편집된 영화에서는 김혜수의 나현정보다는, 나현정을 갈구하는 임상훈의 시선에 초점을 맞춘다. 나현정을 원하고, 철저히 나현정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임상훈이 돋보이고 나현정을 움직이는 힘이 모성임이 밝혀지며 오히려 나현정이 수동적인 인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아쉬움에도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은 제 몫 이상의 연기로 관객들을 만족시킨다. 언더보스가 된 김혜수는 화려한 잔혹함을 자랑하고, 첫 느와르에 도전한 이선균은 그간의 '댄디남'을 지운 거친 맹수 같은 완벽한 변신으로 필모그래피의 새로운 전환을 알린다. 이희준과 최무성의 연기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다. 
#'채비', 눈물로 그리는 가장 따뜻한 이별 
줄거리: 엄마 애순(고두심)은 일곱살 같은 서른살 아들 인규를 24시간 특별 케어 하느라 어느새 30년 프로 잔소리꾼이 됐다. 아들 뒤치다꺼리에 여념이 없던 애순은 앞으로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아들을 생각하니 또다시 걱정만 한가득인 애순. 세상과 어울리며 홀로 살아갈 인규를 위해 그녀만의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고, 잠시 소원했던 첫째 딸 문경(유선 분)과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빈칸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서른 살 몸에 일곱 살 같은 마음을 가진 아들. 그런 아들을 혼자 놔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 애순의 이야기는 관객들이 예상한 대로 뻔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뻔한 만큼 '채비'는 보편적인 영화다. 뻔하게 예상되고, 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 속에서도 '채비'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지점을 만들어 내고야 만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상황에 따라 떠날 채비를 하는 엄마 애순, 이별을 알지 못하는 아들 인규, 동생 인규 뒤에서 엄마 사랑이 고팠던 딸 문경의 마음에 깊이 동요된다. 무엇보다 MSG 없는 착한 영화의 미덕이 빛난다. 이별을 담담하게 준비하는 고두심, 죽음이 무엇인지 알기에는 아직 마음이 어린 아들 김성균이 그려가는 따뜻한 이별의 과정은 충분히 의미있다. /mari@osen.co.kr
[사진]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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