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강렬한 악역 연기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범죄도시’ 속 위성락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는 수줍음 많은 배우였다.
그런 그가 완벽하게 위성락 역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해준 데에는 함께 호흡을 맞춘 장첸 역의 윤계상과 양태 역의 김성규와의 똘똘 뭉친 팀워크가 큰 힘이 됐다. 오랜 기간 함께 연구하고 연습한 세 사람의 노력은 극 중에서 제대로 빛을 발했다.
진선규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마동석을 처음 보고 헐크 같았다고 표현한 그는 “일단 몸집의 기에 안 눌리려고 했다. 실제로 보면 ‘아 헐크가 이렇겠구나’ 싶다. 보통사람의 몸이 아니다. 형님도 원래 몸을 잘 쓰다보니 액션을 할 때 뭔가 긴장하지 않고 원래 했던 것대로 서로서로가 잘 받아줘서 불편함은 없었다. 내가 하면 형이 알아서 받고 형이 알아서 받고 되게 유기적으로 잘 돌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윤계상은 진선규에 대해 연기스승이라고 표현하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그는 “몇 살 차이 안 나는데 그렇게 말한다”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드라마 ‘로드넘버원’으로 계상이를 처음 봤다. 저한테는 첫 드라마였고 처음으로 매체라는 것을 하게 되었을 때다. 그때 저는 계상이를 얻은 거다. 친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제가 하는 모습들을 좋아해줬다. 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에도 다음 작품 할 때마다 전화해서 캐릭터에 대해서 물어보고 만나서 얘기하고. 그걸 계속 계상이가 스승이라고 한다. 한 살차 밖에 안 나면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긴 시간을 같이 만나거나 같이 지내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짧은 순간에 계상이가 나의 공연을 보러왔고 그걸 너무 좋아해주고 인정해주고 연기에 대해서 저도 조언을 해주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워크샵도 같이 연습도 하고 그러니까 가까워졌다”며 “계상이 칭찬을 하면 제가 육년 같이 보면서 어느 누구보다도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서 노력하고 고민하고 그런 친구였다. 그래서 이번에 계상이 나름대로의 큰 걸 얻었고 또 저는 저 나름대로 큰 걸 얻고 그렇게 모두가 잘 돼서 너무 좋다. ‘범죄도시’의 모든 배우들이 하나같이 전부 다 주목을 받고 이런것이 이루어져서 너무 좋다”고 윤계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계상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는 그는 “오디션 보고 나서 알았다. 계상이 한다는 걸. 너무 좋았다. 맨날 서로 ‘계상아 우리 만날 수 있을까’했는데 그게 이루어져서 너무 좋았다. 그런 것들이 한 번 응집이 되면서 영화도 잘 되고. 정말 기쁜 것은 ‘어차피 될거야’가 아니었고 기적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생애의 몇 번 다시 있을까 하는 그런 순간, 기적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인생작이 된 것 같다는 말에 그는 “그런 것 같다. 사실 영화를 많이 안했지만 이렇게 흥행이 된 것도 처음이고 그전까지의 나와는 정말 반대의 모습으로 역할을 했던 것도 포인트고. 이번에 하면서 영화도 연극처럼 만들 수 있구나하고 느꼈다. 매번 장면 찍기 전에 연습을 하고 그 장면을 감독님께 리허설 겸 발표를 하고 거기서 또 채택된 것, 좋은 것들을 협의를 해서 감독님의 색깔을 입히고 또 저희의 색을 입혀서 탁탁 만들어 냈던 과정이 저한테는 처음이다. 진짜 모든 게 다 탁 하나로 응집된 저의 인생작인 것 같다. 현재는. 앞으로 더 그런 작업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또 노력을 할거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딸이 좋아하는 액체괴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투명하고 말랑말랑한데 어디에 들어가거나 넣으면 그 모양대로 바뀌고 누군가에게 만져지는 대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 꽉 차게 들어갈 수 있는, 변화무쌍하고 누구나 만져도 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군가를 만나도 상대방에 의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반응하고 새롭게 순수하게 반응할 수 있는 그런 배우”라는 바람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