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정재원, 한용덕 감독의 남다른 기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08 17: 29

"참 오래 걸린다, 오래 걸려".
8일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구장 실내연습장. 한화 한용덕 신임 감독은 마무리캠프 참가 선수 중 최고참인 투수 정재원(33)에게 진담 섞인 농담을 던지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재원 역시 스스럼 없이 한용덕 감독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애정을 표시했다.
한용덕 감독은 "재원이는 잘 알 것이다. 투수코치 시절부터 내가 정말 많은 애정을 쏟은 선수였다. 사이드암인데 150km를 던지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재원이가 자리를 잡을 시기가 한 번 있었다. 그때는 '이제 됐다'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한 감독이 말한 그 시기는 2011년이다. 당시 정재원은 시범경기부터 돌풍을 일으키더니 4월까지 개막 한 달간 12경기 1승3홀드 평균자책점 1.98로 위력을 떨쳤다. '한화의 임창용'이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그때 1군 투수코치가 바로 한 감독. 그 시기 정재원은 "작년(2010년부터)부터 한용덕 코치님과 투구폼을 교정하며 제구를 잡은 효과를 봤다"고 감사해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5월초 팀 성적 부진에 따른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에 따라 재활군으로 내갔다. 공교롭게도 정재원 역시 한 감독이 1군을 떠난 뒤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그 뒤 1~2군을 계속 오르내리며 자리를 잡지 못했고, 나이는 어느새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다. 감독으로 한화에 돌아온 한 감독으로선 애정을 쏟은 유망주였던 정재원이 눈에 밟히지 않을 수 없다.
한 감독은 "지난번 요미우리와 연습경기 때도 그렇고, 전보다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구속이 조금 떨어졌는데 야구가 그렇다. 제구가 어느 정도 생기면 구속이 떨어진다. 하지만 투수는 구속보다 제구가 중요한 만큼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정재원은 1군 14경기에서 21이닝을 던지며 2패1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한용덕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도 1이닝을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 삼자범퇴로 호투했다.
한화 관계자는 "요미우리와 연습경기 때 정재원이 공 하나 하나에 기합을 넣어가며 던질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올 겨울 결혼도 한다. 한용덕 감독을 다시 만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마지막이란 각오로 독하게 준비 중이다"며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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