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현, 유지현 대표팀 코치에게 아침특훈 자청한 사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1.08 12: 40

“선수가 배우고 싶다는데 코치가 어쩌겠어요...”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 출전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오후에는 넥센과 연습경기도 잡혀 있다.
대표팀의 공식훈련은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그런데 9시부터 내야수 정현(23)과 유지현 코치가 열심히 수비훈련을 하고 있었다. 펑고를 쳐주는 유지현 코치는 연신 “타이밍 좋아”, “더 빨리”라며 글러브를 잡은 정현을 독려했다. 정현은 이른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사연이 있었다. kt에서 유격수를 봤던 정현은 대표팀에서 3루수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격수에 확실한 김하성이 있고, 2루수는 박민우가 본다. 정현은 하주석과 주전 3루수를 다투고 있다.
정현은 7일 저녁 안익훈에게 물어봐 안면이 없었던 유지현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3루수비가 익숙하지 않으니 오전에 특훈을 하면서 봐줄 수 없겠냐는 부탁이었다. 유지현 코치가 흔쾌히 허락했다.
취재진과 만난 유지현 코치는 “어제 정현이 전화 와서 도와달라고 하더라. 훈련태도가 진지한 선수다. 사실 선수가 먼저 코치에게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나. 선수가 하고 싶다는데 코치가 거절할 수도 없지 않나”며 웃음을 지었다. 정현의 배우겠다는 태도에 유 코치도 마음이 움직였다.
현역시절 ‘꾀돌이’로 불리며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했던 유지현 코치다.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수했다. 첫 훈련을 마친 정현은 “부족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유지현 코치님 현역시절 영상을 봤다. 대단하다고 느꼈다. 새로운 코치님에게 노하우를 배울 수 있겠다 싶었다. 내 발전을 위해 시간을 내주셨다. 코치님이 언제든지 오라고 하셨다”며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정현은 지난 시즌 kt서 유격수를 보면서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고. 유 코치는 “정현이 kt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굳히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다. 3루수와 유격수는 첫 발이 다르다. 거리감을 몰라서 그런 부분을 지도했다. 수비는 본인이 불안하면 안 된다. 정현이 이번 대표팀을 계기로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 덕담을 건넸다.
정현은 “유격수를 보는데 문제점이 많아서 보완이 필요하다. 3루수를 볼 때도 스탠스나 첫 발을 떼는 타이밍 등을 많이 배우고 있다. 캠프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 jasosn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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