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 조인성, "한국 야구와 팬들께 은혜 갚는 마음으로 살겠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1.08 06: 55

"34년간 오직 한 길을 걸어오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펼쳐질 34년의 인생은 한국 야구와 팬여러분께 빚진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살겠다".
'앉아쏴' 조인성이 현역 은퇴 소감을 전했다. 신일고-연세대 출신 조인성은 1998년 프로 데뷔 후 LG, SK, 한화에서 뛰었던 20년차 베테랑 포수. '앉아쏴'로 유명한 뛰어난 송구 능력과 장타 능력을 바탕으로 대표팀 안방을 지키기도 했다.
조인성의 1군 통산 성적은 타율 2할5푼2리(5351타수 1348안타) 186홈런 801타점 576득점. 선수협에 따르면 조인성은 프로 선수로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은퇴식 대신 그동안 자신이 터득한 경험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교에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밝히고 재능기부활동을 시작했다. 

조인성은 "아홉 살 때부터 시작한 야구선수로서의 인생을 마흔 세 살에 마감한다. 은퇴를 말씀드리는 지금도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다. 당장 내일이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 구장으로 출근해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할 것만 같다. 누가 제 머리에 포수 마스크를 씌우고 왼손에 포수 미트를 끼워주면 그라운드를 펄펄 날 것만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은퇴가 실감 나지 않더라도 지금이 제가 물러날 시간이란 사실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제 현역 야구선수 인생을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일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인성은 "1998년 LG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쟁쟁한 선배들을 보며 잔뜩 기가 죽었다. '과연 내가 여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포수가 될 수 있을까'하는 불안과 걱정으로 밤을 지샜다. 속으로 '3, 4년 뛰다가 이름 없이 사라지지 않을까' 겁이 난 것도 사실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하지만 전 제가 걱정하고 우려했던 것보다 운이 좋았다. 매번 좋은 팀에서 좋은 팬,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를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3, 4년이 아니라 20년 동안 프로야구에서 현역 선수로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지금껏 자신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감사한 분이 참 많다. 우선 지금의 '조인성'을 만들어주신 LG 트윈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LG는 부족한 절 1차 지명하고 2011년까지 많은 기회를 준 팀이다. 그 기회가 없었다면 전 20년 동안 그라운드에서 뛸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LG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FA가 됐을 때 절 받아주시고 제게 새로운 기회를 주신 SK 와이번스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한다. 2년 동안 SK에서 뛰며 팀에 꼭 필요한, 좀 더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SK 선수단의 에너지 넘치는 팀 분위기 덕분에 늘 활기찬 마음으로 구장에 출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2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늘 SK 구단과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아쉬워 했다. 
그리고 조인성은 "제 마지막 팀인 한화 이글스에도 고개숙여 감사의 인사 올린다. 4년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덕분에 마지막까지 야구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항상 구장에 찾아와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과 왜 야구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뛸 때 가을 야구를 팬분들께 선물해 드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너무도 크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인성은 "저를 지켜봐 주시고 제게 용기를 주시고, 제가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제 야구 인생을 정성껏 기록해주신 언론 관계자분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무엇보다 저를 야구선수로 만들어주신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와 제 뒷바라지에 청춘을 바치신 어머니, 그리고 제겐 야구 이상의 의미인 제 아내와 아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34년간 오직 한 길을 걸어오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펼쳐질 34년의 인생은 한국 야구와 팬여러분께 빚진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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