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FA 시장 본격 개장…'대어' 품는 '큰 손'은 어디일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08 06: 07

'쩐의 전쟁'이 시작된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8일 공식 개장했다. 관심은 '큰 손'이 품을 '대어'들에 쏠린다.
KBO는 2018년 FA 자격을 획득한 22명 중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 18명을 7일 공시했다. 이날 발표된 2018년 FA 승인 선수는 8일(오늘) 자정부터 국내외 모든 구단과 협상 및 계약 가능하다. 이 18명을 두고 10개 구단이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간다.
▲ 외야수 득세…손아섭-민병헌 양강 구도

올해 FA 명단을 살펴보면 유달리 외야수 강세가 눈에 띈다. 최대어는 손아섭이다.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한 그는 올해까지 11시즌 통산 1,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5리(4254타수 1381안타), 115홈런, 574타점, 774득점을 기록했다.
손아섭의 거취 향방은 단순히 KBO리그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KBO에 손아섭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는 최소한의 절차다.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 미 현지 매체는 손아섭을 '주목할 만한 FA'로 꼽으며 "메이저리그로 도약할 시기다"라고 평가했다. 손아섭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민병헌 역시 최대어로 꼽을 만하다.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한 그는 12시즌 통산 1,096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9리, 71홈런, 444타점, 578득점을 기록했다. 2014시즌부터 4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채우며 만개했다.
잠실을 홈으로 썼음에도 두 자릿수 홈런이 보장된 데다 빠른 발도 지니고 있어 가치가 높다. 강한 어깨에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우타 외야수는 리그 전체에서도 드물다.
▲ ML 유턴파, 시장 흔드는 태풍의 눈
민병헌의 원 소속팀 두산의 행보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김현수의 존재다. 김현수는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당시 약 83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볼티모어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부진한 활약으로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차츰 늘었다. 시즌 중반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됐으나 40경기서 타율 2할3푼 무홈런에 그쳤다. 김현수는 10월 귀국해 "(거취는)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운동하겠다"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
국내 복귀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마냥 배제할 카드는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부진을 뒤로 한다면, KBO리그의 김현수는 언제고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칠 자원이다. 원 소속팀 두산으로서는 김현수의 거취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병헌과 계약에도 섣불리 나서지 못할 애매한 상황이다.
김현수와 반대로 이미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도 있다. 그는 올 시즌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으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8경기에 나서 타율 1할5푼4리, 1홈런, 5타점으로 아쉬웠다.
일부 매체에서는 '황재균이 kt와 4년간 100억 원 계약을 맺었다'라고 보도했다. kt 측에서는 "현 시점에서 결정된 건 없다. 그러나 황재균이 우리 팀에 필요한 건 사실이다"라며 가치를 인정했다. 최정(SK)과 박석민(NC)을 제외하면 거포 3루수가 없는 리그 실정에서 황재균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 '시장 철수' 4개 구단 제외하면 모두 '큰 손 후보'
이제 이 대어들이 어느 품에 안길지가 관건이다. 물론 강 건너 불 구경을 하는 구단들도 있다. KIA와 SK, 넥센, 한화는 외부 FA 시장 철수 의사를 드러냈다.
우승팀 KIA는 'MVP' 양현종은 물론 외인 3인방까지 집토끼 단속에 여념없다. 한화는 내부 육성으로 선수단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각오. SK도 올해는 잠잠히 넘기는 분위기. 넥센은 내홍을 겪고 있어 투자가 쉽지 않다.
남은 6개 구단은 모두 지갑을 열어도 이상하지 않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올해 공격적 투자로 잃어버린 팬심을 되찾겠다고 천명했다. 9위에 처진 삼성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롯데와 두산은 '집토끼' 단속으로 벅차다. 롯데는 손아섭과 강민호가 워낙 큼지막해 관망할 수가 없다. 두산 역시 민병헌은 물론 김현수를 주시하는 상황이다. NC와 LG 역시 마음만 먹으면 '베팅'이 가능한 구단이다.
앞선 2년, 두산이 장원준 영입으로 방점을 찍었으며 올해 KIA가 최형우로 효과를 봤다. 물론 무턱대고 저지르는 투자는 의미가 덜하다. 그러나 팀에 부족한 퍼즐 조각을 끼워넣어 밑그림을 완성한다면 투자는 '효율적 선택'으로 바뀐다.
과연 어느 팀이 FA 효과를 보게 될까. 이제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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