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도전 사이’ 이유 있는 손아섭의 고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07 09: 00

녹록치 않은 현실의 벽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꿈 꿨던 순간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도 않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9)에게 현 시기는 고민의 연속이다.
손아섭은 매년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 놓지 않았다. 슬럼프로 다소 가라앉을 때도 있었지만 그 순간마저도 손아섭은 발전을 위해 쉬지 않고 고민했고, 발전 방향을 찾았다. 경기 전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한 자신만의 루틴이었다. 손아섭의 야구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렇게 손아섭은 끊임없이 갈구했고, KBO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섰다. 올 시즌으로 8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고, 7년 연속 140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올 시즌 193안타로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4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통산 3번째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냈다. 여기에 올해는 그동안 마음속 한 곳에 갈증으로 남았던 장타 가뭄마저도 해갈했다.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때려내면서 20홈런-20도루(25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정확성, 장타력을 모두 겸비한 선수로 거듭났다.

결국 손아섭은 최고 시즌을 뒤로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했다. 손아섭의 고민, 그리고 원 소속팀 롯데의 고민은 지금부터다. 손아섭은 지난 2015시즌 종료 이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자격 요건인 7년을 채우자 손아섭은 구단에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30개 구단 중 어느 팀도 손아섭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무응찰의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 손아섭은 제약 없는 FA 신분으로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를 노크하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 6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여전히 거취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미국으로 가겠다. 혹은 한국으로 남겠다 이렇게 말할 만큼 고려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는 것. 일단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 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신본조회를 받았다고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구체적인 오퍼는 아직까지 전달되지 않은 상황. 손아섭은 “아직 미국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다. 메이저리그행을 논할 시기는 아니다"면서도 "메이저리그 진출은 모두의 꿈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내게 관심을 보이면 들뜰 것 같다. 진출 여부는 하늘에 맡길 것이다”고 덧붙였다.
손아섭의 오랜 꿈이기에 메이저리그에 대한 도전 의지를 쉽게 접을 순 없다. 시즌 중에도 ㅇ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넌지시 드러낸 바 있던 손아섭이었다. 매년 야구에 대해 도전했던 손아섭에게 메이저리그는 또 하나의 도전 의지를 자극하는 무대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도 고민해야 할 시기다. KBO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갔던 선수들도 메이저리그라는 높은 벽에 좌절한 선수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황재균, 김현수가 호기로웠던 도전 당시를 뒤로한 채 지금은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박병호도 거의 2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콜업되지 못하고 고생길을 걷고 있다.
손아섭이 국내에 잔류한다면 이런 고생 없이, 거액을 손에 쥐고 조금 더 편하게 선수생활을 펼칠 수 있다. 그리고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팬들의 지지도 열성적이다. 손아섭으로서는 성적에 대한 자부심, 구단에 대한 기여도 등을 앞세워 자신의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손아섭은 “롯데가 나를 키워준 고마운 팀이다”면서도 “그동안 정말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과연 손아섭의 고민은 어떤 선택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손아섭이 갖는 고민의 시간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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