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이정후 #벌크업 #국가대표 #아버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1.07 05: 44

‘신인왕’ 이정후(19·넥센)가 다음 목표를 그리고 있다.
이정후는 6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김원중(롯데, 141점)과 정현(kt, 113점)을 제치고 503점을 얻어 신인왕에 등극했다. 넥센은 지난해 신재영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며 가을야구 실패의 아쉬움을 달랬다.
2017년은 이정후의 해였다. 그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전체 13위), 179안타(역대신인최다) 111득점(역대신인최다) 47타점의 기록을 냈다. 특히 이정후는 1994년 서용빈이 세운 신인최다안타 157개를 무려 22개나 경신했다. 유지현의 신인최다득점(109점)도 이정후가 깼다.

이정후는 “만장일치는 기대하지 않았다. 투표수가 얼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 시즌에 대한 내 평가를 받는 자리”라며 타격만큼 성숙한 말솜씨도 보였다. 비시즌 이정후는 벌써부터 업그레이드를 꿈꾸고 있다.
185cm인 이정후는 78kg의 깡마른 몸을 갖고 있다. 프로에서 3할을 치는 정교한 타격과 볼을 갖다 맞추는 능력은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강력한 파워로 공을 멀리 보내는 장타력은 보완이 필요하다. 소위 몸을 불리는 ‘벌크업’이 필수다. 본인도 잘 알고 있는 약점이다.
이정후는 “올해는 출루를 많이 하고 팀에 득점도 많이 하는 선수였다. 앞으로는 조금씩 파워를 길러서 홈런도 치고, 타점도 많이 하고, 도루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야구에 대한 끝없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국가대표도 이정후의 성장에 좋은 계기다. 24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된 이정후는 태극마크를 달고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오는 16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정후는 넥센 선배 김하성과 함께 대표팀에서도 중심타선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태극마크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정후는 “선배들에 비해 역시 힘이 약하다. 수비도 보완해야 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부딪쳐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교롭게 대표팀의 외야·주루코치는 아버지 이종범이다. 아버지가 아닌 ‘코치’로서 부자가 만나 운동장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펑고를 너무 세게 쳐서 형들이 불만이 많다. 조금 살살 치셨으면 좋겠다. 주변에서는 아버지가 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지금까지 날 한 번도 혼내지 않으셨다”며 농담을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도 타지 못했던 신인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아직도 아버지처럼 수비하고, 잘 뛰고, 잘 때리려면 갈 길이 멀다. 이정후는 “아버지도 받지 못했던 신인상을 받아 뿌듯하다. 신인상이 끝이 아니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운동화 끈을 조이고 있다. 2년차의 이정후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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