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크린의 화두는 ‘부모님’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바꿀 수 없는 딱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자아가 형성되고, 갑자기 인생이 판이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듯 부모-자식은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만 때로는 굴레처럼 우리의 인생을 옭아맨다.
영화의 소재로 자주 쓰이는 것은 ‘가족애’다. 가장 대중적이고 한국적인 소재로 가족은 언제나 화두가 돼왔다. 스릴러 영화, 코미디, 시대극 등 각양각색의 장르에서 언제나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가족의 이야기였다.
이달 2일 개봉한 ‘부라더’(감독 장유정)도 형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부모-자식간의 뗄 수 없는 관계와 그것에서 비롯된 사랑을 말한다. 뼈대 있는 가문의 석봉 주봉 형제가 묘한 여인 오로라를 만나 100년간 봉인된 비밀을 밝히는 코미디 ‘부라더’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원작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등 배우들의 환상적인 코믹 케미스트리가 시너지를 냈다.
같은 날 개봉한 ‘침묵’(감독 정지우)도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를 소유해도 결국 부모, 자식간의 사랑보다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진리를 넌지시 던져준다. ‘감동의 쓰나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건 환상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잘 버무려진 덕분이다.
돈을 좇으며 살아온 태산기업 회장 임태산(최민식 분)이 딸 임미라(이수경 분)가 자신의 약혼녀 유나(이하늬 분)를 살해했다는 용의자로 지목되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수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이달 9일 개봉하는 ‘채비’(감독 조영준)는 아들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엄마 애순이 남들보다는 조금 느린 장애 아들 인규의 홀로서기를 위해 세상에 하나뿐인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채워나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타작과 차별점을 갖고 있다.
이야기를 한층 진정성 있게 만들어준 고두심과 김성균을 비롯한 유선, 박철민, 김희정, 신세경,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가치의 빛을 더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소재의 모자(母子) 이야기로 올 가을 스크린을 따뜻하게 물들일 것으로 예상된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