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국민 타자의 후예가 될 기회 앞에 서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1.06 05: 50

'국민타자' 이승엽(은퇴)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앞장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등 영광의 순간마다 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엽이 현역 생활을 마감한 가운데 구자욱(삼성)이 국민 타자의 후예가 될 기회 앞에 섰다. 이승엽은 현역 은퇴를 앞두고 구자욱을 KBO리그를 이끌 강타자로 꼽았다. 이승엽은 "선수가 선수를 평가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면서도 구자욱에 대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아주 잘 하고 있다.여러모로 장점이 아주 많은 선수다. 올해 들어 홈런이 늘고 내야 안타가 줄었다. 복합적으로 봤을때 예년보다 타율이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봤을때 부진해보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3할 타자다. 그만큼 구자욱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 아닐까. 지금 잘 하고 있다.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제 1군 무대 3년차다. 앞으로 보여줄 게 무궁무진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될 실력을 갖췄다. 물론 본인이 어느 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승엽)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표팀에 발탁된 구자욱은 등번호 36번을 달고 뛴다. 이승엽이 현역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이기에 그 무게감과 책임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존경하는 대선배의 등번호와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선양에 앞장서겠다는 게 구자욱의 각오. 구자욱은 "삼성에서는 (이승엽 선배님의 영구 결번 번호이기에) 달 수 없으니 여기서라도 달았다. 선배님께 '36번을 사용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안 달기만 해보라'며 허락해주셨다. 등번호의 무게가 무겁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표팀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대표팀 주장을 맡게 됐는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부담은 된다. 그렇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들을 이끌겠다"는 게 구자욱의 말이다. 이어 "선수들이 다 친하다. 감독님 코치님들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주셨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외야로 전향한 구자욱은 이번 대회에서 이승엽의 현역 시절 주포지션이었던 1루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는 "외야나 1루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이 열리는 일본 도쿄돔은 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뛰었던 홈그라운드이기도 하다. 2006년 제 70대 4번 타자로 활약하면서 타율 3할2푼3리(524타수 169안타)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승짱 열풍을 일으켰다. 구자욱 또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뛰어난 실력과 외모로 상품 가치가 높기에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 무대에서도 구자욱이라는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릴 수 있다. 국민타자의 후예가 될 기회를 얻은 구자욱. 모든 건 그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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