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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데뷔 첫 FA' 권오준, "영원한 삼성맨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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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권오준이 데뷔 18년 만에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 1999년 선린정보고를 졸업한 뒤 삼성에 입단한 권오준은 2006년 홀드 1위(32개)에 등극하는 등 지키는 야구의 핵심 멤버로 활약해왔다. 이후 세 차례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 등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팀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엇다는 의미다.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관록투와 선수단 분위기를 이끄는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권오준은 이른바 FA 대형 계약과는 거리가 멀지만 FA 자격을 얻게 됐다는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다음은 권오준과 일문일답. 

-데뷔 첫 FA 자격을 얻게 된 소감은. 
▲(FA 자격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FA 자격에 대한 생각은 못했다. 힘든 시간을 참고 야구를 계속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시간이 왔다. 나는 일부 FA 자격을 얻게 된 선수들과 달리 대형 계약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시간까지 버텨왔다는 건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야구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앞으로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FA 자격을 좀 더 일찍 얻게 됐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그저 부상없이 1군 마운드에서 뛰는 게 나의 유일한 목표였다. 그렇다 보니 FA 계약을 통해 큰 돈을 만지겠다는 생각은 점점 옅어졌다. 너무 긴 시간 많이 아팠고 힘들었기에. 그때는 많이 아쉬웠지만 지금은 힘든 시간을 이겨내 스스로 대견하고 나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다. 

-FA 계약 조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있는가.  
▲계약 조건이야 구단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봐야 하는 게 우선 아닐까. 현재 내가 주축 선수도 아니고 구단의 의견을 먼저 듣는 게 먼저다. 어떻게 보면 구단에서 기회를 많이 주고 재활 기간 중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줬다.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고마운 마음이 아주 크다. 18년간 삼성에서 뛰면서 정말 행복했다. 타 구단에서 조금 더 좋은 대우를 제시해 2~3년 더 뛰어봤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영원한 삼성맨으로 남고 싶다. 

-마운드 재건을 위해 고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지키는 야구의 토대를 마련한 권오준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나도 어릴 적부터 선배님들께 많이 배웠고 배운대로 후배들에게 하고 있고. 예전 선배님 만큼은 아니지만 그 역할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에서 기회를 더 주신다면 그런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젊은 선수들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고참으로서 모범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후배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꼭 해야 할 이야기는 하는 고참의 역할을 계속 하고 싶다. 내가 전성기 만큼 좋은 성적을 낸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이제는 주축 선수는 아니기에 구단에서도 고참으로서 역할을 조금 더 잘 해주길 바라지 않을까. 

-현역 생활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18년간 선수로 뛰면서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아직 100홀드(현재 82홀드)도 못했고 500경기(현재 486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는 야구를 더 하게 된다면 500경기 출장 기록부터 달성하고 싶다. 100홀드의 경우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홀드와 세이브는 동료들의 도움이 뒷받침돼야 한다. 나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동료들이 기회를 만들어주고 내가 그 상황에서 던질 수 있는 기량을 갖춰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욕심은 난다. 100홀드를 달성할 수 있다면 내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욕심 부린다고 되는 건 아니다. 마운드에 오르면 어떠한 상황에도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투수가 되겠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가 복귀할 예정이다. 
오치아이 코치님과 함께 했었고 코치님께 많은 걸 배웠다. 코치님의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코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부분은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 달라고 하시지 않을까. 굳이 이야기듣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한수 감독님께서도 항상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다독거리고 잘 이끌어주길 강조하셨다. 오치아이 코치님도 내게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게 아닐까. 내가 삼성에서 계속 뛸 수 있다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팬들게 짜릿한 경기를 자주 보여드리고 우승을 통해 기쁨도 많이 드렸고. 요즘 들어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많이 죄송하다.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올 시즌 관중석을 보면 많이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늘 칭찬만 해주실 수 없겠지만 때로는 선수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위한 쓴소리를 하시더라도 야구장에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정말 최선을 다해 뛰겠다. 예전처럼 짜릿한 경기 다시 해보고 싶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게 팬들도 원하고 선수들도 원하는 야구 아닐까. 은퇴 전까지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우리 선수들 힘 좀 팍팍 실어주시길 부탁드린다.

10월 3일 (이)승엽이형 은퇴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다. 팀 성적이 다 결정돼 있지만 관중석이 가득 차 있으니 너무 행복했다. 내년부터 팬들께서 많이 오셔서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 관중이 적다 보니 구장 자체 분위기가 침체된 느낌이다. 물론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탓에 팬들의 발걸음이 줄어 들었다. 선수들은 항상 이기기 위해 뛴다는 걸 기억해주시고 팬들께서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선수들과 한 마음이 될 수 있도록 힘이 돼 주시길 바란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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