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①] '도둑놈', 날카로운 현실 풍자...주말극 품격 높였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1.06 06: 49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이 격이 다른 현실 풍자로 품위 있는 주말극을 완성해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마지막 회에서는 윤중태(최종환 분)에 복수하고 사랑을 이룬 장돌목(지현우 분)과 강소주(서주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중태는 살인혐의, 천문그룹 관련 배임 혐의로 체포됐다. 장돌목과 강소주는 이를 주도했고, 장돌목의 형 한준희(김지훈 분)는 뒤늦게 윤중태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사이다 복수’를 완성했다. 결국 윤중태는 구속됐다. 

윤중태는 딸 윤화영(임주은 분)의 도움을 받아 구치소를 탈출했고, 마지막 발악을 하려 했으나 모든 계획을 장돌목에게 간파 당했다. 결국 윤중태는 사형 선고를 받았고 감옥에서 실성하고 말았다. 장돌목은 천문그룹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모두 나누어주고 기자회견을 열어 의열단과 백산 장군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다.
장돌목과 강소주는 전통혼례를 치루며 부부가 됐다. 1년 후 강소주가 임신을 하며 두 사람은 부모가 됐고, 장돌목의 아버지 장판수(안길강 분)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행복을 찾으며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도둑놈 도둑님’은 ‘도둑님’인 부패 권력층에 맞서기 위해 도둑 J가 되는 변호사 장돌목의 인생을 그렸다. 장돌목과 그를 입양한 아버지 장판수는 독립투사의 후손이었지만 가난하고 권력층에 쫓기는 삶이었고, 친일파의 후손인 홍일권(장광 분) 일가는 재벌이 됐다는 설정은 드라마의 사회적 메시지를 탄탄하게 받쳐줬다.
처음부터 ‘도둑놈 도둑님’은 맹렬한 사회 풍자로 눈길을 끌었던 바. 독립투사와 친일파의 후손들의 엇갈린 삶이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재벌가의 갑질, 정경유착, 스포츠계 승부조작 등이 드라마에 대거 등장했다. 하지만 더욱 씁쓸한 것은 드라마에 등장한 각종 사회적인 이슈들이 우리가 뉴스에서 익히 보던 사건들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펜싱 선수였다가 변호사가 되는 다소 비현실적인 주인공인 장돌목을 앞세워 현실에서 볼 법한 비리 세력들을 척결하는 사이다를 선사했다. 마지막 회에서 “친일파의 자손은 3대가 영화롭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3대가 가난하다는 게 정설이 되어버린 게 이 땅의 현실”이라며 “과거를 망각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조국을 찾기 위해 눈물겹게 싸웠던 분들을 기억해주십시오”라는 장돌목의 외침은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기 충분했다.
이처럼 날카로운 현실 풍자가 가득했던 ‘도둑놈 도둑님’은 주말극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MBC 주말극은 막장 요소들이 가득한 치정극이 많았다. 하지만 ‘도둑놈 도둑님’은 막장 요소는 빼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 품격 있는 주말극의 가능성을 보였다. / yjh0304@osen.co.kr
[사진] ‘도둑놈 도둑님’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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