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에서 점점 인간의 감정을 느끼며 혼란스러워하는 송승헌의 모습이 그려졌다.
5일 방송된 OCN 드라마 '블랙(연출 김홍선, 극본 최란)'에서는 블랙(송승헌 분)이 점점 인간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날 블랙은 자신도 모르게 "안 돼"라고 외쳤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내가 갑자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죽어도 저렇게 억울하고 허망하게 죽는건 아니라 생각했다, 왜 그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다"며 혼란스러워했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저승사자 No.007(조재윤 분)은 "다른 사자도 아니고 피도눈물도 없는 너에게 그런 사념이 들었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워할 정도로 블랙의 이런 감정 변화는 좀 처럼 있을 수 없었던 일.
특히 수완(이엘 분)을 떠올리면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아려왔고, 쿡쿡 쑤시는 알수 없는 감정에 낯설어하던 블랙은 "나 답지 않다, 인간 몸둥이에 오래 있던 부작용이다"면서 인간들에게 느끼는 동정심까지 생기려하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블랙은 계속해서 인간의 감정을 떨치려는 듯 "인간은 지 운명대로 죽어야지, 안 돼라니, 그땐 내가 잠깐 이상했다"며 이를 자각하며 다시 마음을 되잡았다.
하지만 하람(고아라 분)앞에서 블랙은 자꾸 죽음의 그림자를 보며, 이를 신경쓰이 듯 운명을 바꾸려는 하람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인간 감정에 더욱 신경쓰이게 시작했다. 죽을 위기에 놓인 모녀를 살리겠다며 홀로 고군분투하는 하람의 쳐진 어깨를 보면서 "자꾸 신경쓰이게"라고 독백할 정도로 블랙의 마음은 이미 약해져 있었다.
급기야 블랙은, 하람의 말대로, 자살을 택하려는 모녀를 목격, 걱정된 듯 이를 뒤따라 가면서도 "뭐야 이깟걸로 흔들리면 안 되잖아, 나 정말 인간화 되고 있는 거야?"라고 혼란스러워하면서 "원래 죽을 운명들인데 내가 알게 뭐야"라면서 결국 등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두 모녀의 안타까운 운명이 머릿속에 맴돌던 블랙은 뒤늦게 두 모녀를 찾아갔으나, 결국 모녀가 죽은 뒤에 도착해 막지 못한 자신을 탓하듯 괴로워했다. 이때, 유서를 남긴 모녀의 편지에 눈물을 보인 블랙은 고소녀를 억울하게 죽게 한 장본인인 만수(김동준 분)을 찾아가 "너 때문에 그 두 인간 죽었다, 억울함이라도 풀어줘야겠다"며 목을 졸랐다.
자신도 모르게 분노를 참지 못하며 만수의 목을 조르던 블랙은, 만수의 뒤에서 죽음의 그림자들을 목격, 자신 때문에 죽음의 위기에 놓인 만수를 살려줄지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무엇보다 인간 세상과의 선을 그으며, 인간의 죽음 앞에서 그저 '운명'이라며 철면피 모습으로 차가웠던 블랙이, 각자마다 안고 있던 안타까운 인간의 죽음에 감정을 이입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떨치려해도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이란 존재에, 과연 블랙이 인간화될 징조를 보인 건 아닌지 시청자들의 애만 태웠다./ssu0818@osen.co.kr
[사진]'블랙'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