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더 성장할 것” SUN이 대회에 거는 기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06 05: 49

“어깨는 아버지가 좀 더 나은 것 같네”(웃음)
5일 잠실구장.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2017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들의 첫 훈련을 지켜본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이정후(넥센)의 훈련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올해 신인왕이 확정적인 이정후는 이번 대표팀에 코치로 참가한 이종범 코치의 아들. 이종범 코치의 소속팀 선배로 이 코치의 신인 시절을 기억하는 선 감독으로서는 자연히 예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 코치는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답게 강견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선 감독은 지금의 ‘어깨’에 주목한 것이 아니었다. 미소를 머금던 선 감독은 이내 “이 코치는 대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고졸 신인이다. 어림잡아 4년 차이가 나는데, 4년 뒤 이정후의 모습이 기대된다는 뜻이 강했다. 이는 선 감독 개인적으로도 경험을 한 것이기에 믿음이 더 강하다. 선 감독은 “20대 초반이 가장 신체적으로 발전하는 시기”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선 감독은 “나도 고등학교 때는 키가 큰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학교 2학년 때 키가 확 크더라. 몸도 그때 불었다. 그러다보니 공에 힘이 붙는 게 느껴졌다”라고 떠올리면서 “이 선수들은 신체적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러면 더 좋은 선수들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선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를 선발하지 않았다. 대회 취지에 맞게, 그리고 한국야구의 장기적인 시선에 따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성적이 좋지 않을 수는 있지만, 선 감독의 시선은 이번 대회나 내년 아시안게임이 아닌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 예선전이 될 2019년 제2회 프리미어12를 주목하고 있는 선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 성장해 핵심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대회가 아주 큰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게 선 감독의 생각이다. 선 감독은 1990년대 치러졌던 한·일 슈퍼게임을 예로 들면서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통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가 없었다. 그런데 일본에는 그런 선수들이 많았다. 우리 타자들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렇게 깨지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 후 한·일의 격차는 조금씩 좁혀졌다”고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행히 준비 태세는 좋다. 훈련을 지켜보던 선 감독은 “생각보다 선수들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흡족했다. 실전 감각은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지만 예정된 세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보완한다는 생각이다. 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일본이나 대만 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한 신뢰와 믿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주길 기대 중이다. 선 감독도 그 대명제를 위해 인내할 준비가 되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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