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의 눈물... 이겨내고 더욱 강해지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1.05 12: 10

'전설'의 눈물은 그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SKT는 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7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삼성과 결승전서 0-3 완패를 당했다. 롤드컵 첫 4회 우승과 2015시즌 3연패의 위업을 노렸던 SKT는 삼성의 기세에 틀어막히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결승전 패배는 롤드컵 5전 3선승제에서 SKT가 당한 첫 패배다. SKT는 결승전 2,3세트 연속 먼저 주도권을 잡았으나 이해할 수 없는 무리한 플레이로 경기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통합팀 체제 이후 SKT가 5전 3선승제에서 0-3으로 패배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롤드컵 내내 최고의 모습으로 팀을 구원한 이상혁이었지만 결승전 0-3 완패를 막지는 못했다. 특히 2세트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의 국제 무대 전승 카드 라이즈마저 격파당하며 충격을 줬다. 마지막 3세트 이상혁은 카르마로 활발한 로밍으로 초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연이은 교전에서 '뱅' 배준식의 아쉬운 스킬샷 활용이 나오면서 경기 흐름이 뒤집혔다. 이날 물이 오른 삼성은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SKT를 괴롭혔다. 결승전 MVP로 선정된 '룰러' 박재혁은 바루스로 이상혁이 점멸이 없지만 배준식의 트리스티나에게 이속 버프를 걸어주기 위해 나온걸 보자마자, 과감한 앞 점멸 이후 궁극기 사용으로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박재혁의 궁극기가 걸리자 이상혁은 깜짝 놀라고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삼성의 맹공에 SKT의 넥서스가 파괴되자 이상혁은 경기가 끝나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눈물을 떨군 것. 중국 현지 팬들도 이상혁의 눈물을 보자 그를 격려하기 위해 연신 '페이커'를 외치기도 했다.
삼성의 미드라이너인 '크라운' 이민호 역시 "페이커 선수가 울면서 감정을 보인 걸 처음봤다. 해드릴 말씀은 없다. 개인적인 느꼈던 감정은 로보트가 아니라 사람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놀라기도 했다. 이상혁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보인 눈물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이상혁은 우승이나 패배 이후 항상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그는 경기 직후 다른 화면으로 패배 화면을 가려두기도 했다. 그만큼 이상혁에게 이번 패배는 충격적이었던 것. 이상혁의 눈물은 우승을 못했다는 아쉬움과 동시에 마지막 3세트 결정적인 장면에서 물렸다는 자책이 섞였을 것이다.
이상혁 같은 선수의 눈물은 스스로를 한 발자국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느 스포츠를 봐도 '전설'들은 위기를 이겨내고 기회로 만든다. 이상혁 역시 그럴 능력도 자격도 충분한 선수다.
'왕조' SKT와 이상혁은 이번 LCK 서머와 롤드컵 결승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SKT 왕조를 정의하는 말이다. 이상혁의 눈물을 계기로 왕조가 2018년 새로운 비상의 나래를 펼칠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