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김태훈 “형 김태우와 연기 이야기 잘 안 해...쑥스럽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1.05 11: 36

배우 김태훈은 선한 역부터 악역까지 총망라할 수 있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소름 돋는 악역연기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이지만 때로는 다정한 남자로 때로는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매번 색다른 연기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김태훈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저는 역할은 다양하게 했었고 악역을 맡으면 악역에 특화됐다고 말씀들 해주시고 그런다. 장점으로 치면 다양한 걸 수도 있고 단점으로 치면 어느 하나 딱 뭔가 인상적인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연기에 특화되었다고 말씀하신 다면 저는 그냥 그걸 받아들이는 거다. 보시는 관점은 다 다른데 그것도 제 모습의 한 부분이니까. 거기에 대해 ‘아닙니다’ 하는 건 아니고 그냥 그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리정원’ 속 지훈이라는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로는 “어떤 역할이든 누구나 자기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비슷한 부분들을 고민하게 된다. 지훈도 당연히 현실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그 안의 제 고집이나 그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 있다. 저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작품을 선택했다기 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투영하거나 비교하거나 견주어서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악역을 맡더라도 제가 정당성을 찾으려고 하는 지점이 있다. 살인자도 어쨌든 사회적으로는 잘못된 일을 했지만 그 사람 안에는 나름의 이유와 사연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지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안쓰러운 마음이 계속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훈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독립영화나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고집한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러브슬링’이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재미있는 따뜻한 휴먼 코믹 드라마 상업영화다. 너무 즐거웠다. 해진이 형 후배인데 게이로 나온다. 저는 그 작업도 너무 즐거웠다. 물론 역할이 제가 하기에 자신이 없고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몸에 안 맞는 것 같다하면 피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영화의 다양한 캐릭터, 영화가 크건 작건 상업영화건 독립영화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하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태훈 하면 함께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동료 배우이자 형인 김태우다. 최근 OCN ‘블랙’에서 활약하고 있는 형 김태우에 대해 그는 “제가 TV가 여전히 없어서 모니터는 못해준다. 기사는 봤다. 반응도 좋더라. 그러면 됐다. 제가 본다고 알겠나. 저는 그냥 응원하고 있다”며 “형은 요새 부쩍 모니터를 해주더라. 예전에는 잘 안 그랬다. 막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확장해나가고 부딪혀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지켜봐주는 것이 큰 힘이었다. 저는 형을 지켜본다기보다 응원하는 것이다. 쑥스럽게 서로 연기 얘기는 잘 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명시절을 회상하며 “형은 그냥 진짜 지켜봐준 것 같다. 그게 좋았던 것 같고. 오랜 시간이었는데 오히려 그런 얘기 안하고 그냥 형은 형 것을 묵묵히 열심히 한 것이 저한테는 오히려 좋았다. 저는 뭐 형처럼 잘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정말 해본 적 없다. 왜 이 작품에서 내 연기가 이것밖에 안될까 이런 고민이었지. 그래서 무명이라는 시간이 괴로웠다기 보다 저는 오히려 빨리 지나간 것 같다. 형한테도 그게 고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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